경제개혁연구소, 17개 금융 공공기관의 ESG 경영현황 보고서 발간
HSBC와 골드만삭스, 탄소 중립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

국내 금융 관련 공공기관과 해외 금융그룹의 ESG 경영의 현주소를 살펴봤다./픽사베이
국내 금융 관련 공공기관과 해외 금융그룹의 ESG 경영의 현주소를 살펴봤다./픽사베이

경제개혁연구소가 16일,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17개 금융 관련 공공기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조사 대상이 된 금융 관련 공공기관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 13곳과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기타 공공기관 4곳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 관련 공공기관이 ESG 경영과 관련한 선언적인 지지를 표현하지만, 정보공개 등 이행으로 나아간 곳은 찾기 어렵다”면서 “많은 공공기관이 최근 ESG위원회 등의 조직을 구축했으나, 관련 정보공개는 상당히 미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학연금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등은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공개 전담협의체)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선언했지만, 지난 11월까지 TCFD 권고안에 따른 정보공개를 이행한 곳은 기업은행 한 곳뿐이었다. 기후변화에 관련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보고한 곳 역시 기업은행이 전부였다.

2020년을 기준으로 금융 공공기관들의 ESG 투자액을 살펴보면, 국민연금은 투자액 중 약 101조원을 ESG에 투자하고 있었다. 기업은행(약 73조원)과 산업은행(약 40조원)의 투자액도 적잖은 규모다. 하지만 투자 규모에 반해, ESG 투자 내역과 기준이 정립되지 않거나 공개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구소는 “ESG 관련 지표나 분류체계가 실효성 있게 정립돼 있어야 ESG 투자와 이외 투자가 유의미하게 구분될 수 있다”면서 “금융기관이 ESG 투자 내역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외부에서의 모니터링이나 검증도 실효성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HSBC, 석탄발전과 석탄 채굴에 대한 금융지원 폐지

같은 날, 해외에서는 영국계 금융그룹 HSBC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탄소 중립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모았다.

먼저, HSBC는 16일,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HSBC는 석탄과 석유 개발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HSBC는 기후변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석탄발전과 석탄 채굴에 대한 금융지원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석탄발전과 석탄 채굴에 대한 금융지원을 폐지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하지 못한 고객에 대한 금융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셀린 허베이저 HSBC그룹 지속가능경영최고책임자(CSO)는 “석탄 화력 배출을 제한하는 것은 탄소 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석탄발전소는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대략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과학적으로도 석탄발전을 통해서 탄소 중립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석유와 가스, 전력, 자동차 제조 탄소배출량 감축에 집중

골드만삭스 또한 16일, 2030년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알리면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3개 분야의 고객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고배출 가스 부문에서 배출량을 줄인다는 목표 아래, 석유와 가스, 전력, 자동차 제조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석유와 가스 고객의 배출량은 17~22%, 전력 고객의 배출량은 48~65%, 자동차 제조 고객의 배출량은 49~54% 줄일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권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도 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보고서에서 “금융기관으로서, 글로벌 기후변화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역할은 고객들과 제휴해 실물경제의 탈(脫)탄소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