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탄소중립에 관한 허위광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KLM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탄소중립에 관한 허위광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KLM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탄소중립에 관한 허위광고를 한 것으로 지난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KLM은 ‘영웅이 되어라, 탄소 제로를 비행하라(Be a hero, fly CO2 zero)’는 자사 캠페인을 통해 자사의 항공기와 비행이 탄소중립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광고심의위원회(SRC, Stichting Reclame Code)는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는 KLM의 광고 메시지는 사실이 아니다”며 “허위 광고로 고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고 판결했다.

KLM은 항공사 수익의 일부를 나무 심기, 숲 보호 등 환경 프로그램에 기여하고, 고객들이 추가 이용료를 자발적으로 지불하면 파나마의 산림 재생 프로그램에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광고했다. 

KLM은 이 외에도 항공으로 인해 방출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기후 변화 효과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만으로는 탄소 중립 혹은 완전한 탄소 감축을 주장하기에는 불충분하며, 검증이 불가능해 고객들에게 탄소중립 기업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판결문에서 SRC는 "KLM은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수준'이지 완전한 탄소 중립을 주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한 진술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KLM 대변인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답변했으며, KLM은 2주 이내 항소를 할 예정이다. 

 

과장광고 계속 된다면 고객 이용 제재까지 이어질수도

SRC는 지난해 9월 글로벌 정유사 로얄더치셸의 탄소중립 캠페인 'Drive CO2 Neutral'에 대해서도 과장광고를 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광고는 셸의 탄소 상쇄가 차량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과 동일하다고 주장했지만, 상쇄 비용이 연료 1리터당 1유로센트(1300원)임을 감안하면 셸의 주장은 비합리적일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SRC는 "셸이 배출량을 완전히 상쇄하고 있다는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다"으며 " 제3자 연구를 이용해 간접적인 탄소 상쇄 접근 방식을 지원했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네덜란드 기업의 탄소중립 주장에 대한 소송과 비판이 이어지면서, SRC의 이번 판결은 KLM을 포함한 항공 산업 전체에 '탄소 배출 직접 감축'에 대한 압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과장광고에 대한 압력이 더욱 엄격해진다면 고객들이 항공사 이용을 하지 못하게 막는 '항공사 수치심(flight-shaming)'을 느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항공사들은 현재 탄소 오프셋을 구입하거나 고객에게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기 및 수소 동력 기반 항공기를 개발 및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환경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탄소 상쇄와 같은 제한적인 대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항공사 이지제트는 2019년 11월부터 모든 항공편에 사용되는 연료로 인한 탄소 상쇄해 왔다고 공개했으며,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도 '항공기 탄소 중립' 프로그램을 통해 "승객들은 자신의 여행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주시한다"며 "항공기 이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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