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바하마 정부는 블루 카본 시장을 구축하고, 올해까지 블루 카본 크레딧을 제공할 계획이다/픽사베이

해안 기반 탄소 배출권을 판매하는 블루 카본(blue carbon) 시장이 본격 열릴 것으로 보인다. 

카리브해 바하마 정부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 배출을 상쇄(offset)할 수 있도록 블루 카본 시장을 구축하고, 올해까지 블루 카본 크레딧을 제공할 계획이다. 

바하마는 블루 카본 크레딧을 판매하는 최초의 국가로서, 탄소 배출권 수익금은 바하마 섬을 복구하고 해안 생태계를 보존하는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정이다. 

카리브해 바하마의 필립 데이비스 총리는 지난 3일(현지시각) 공식 발표에서 “탄소를 흡수할 해초 초원과 맹그로브를 조사하고 있다”며, “올해까지 블루 카본 배출권을 국제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소 시장에 제공될 수 있는 바하마의 해안 생태계는 약 5300제곱미터이며, 해양 자산의 가치는 최소 3억달러(3838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바하마의 일부 섬은 허리케인, 연안 개발 등으로 인해 피폐화되었으며, 피해 규모는 총 국가 부채 100억 달러(12조 원) 중 절반에 이를 정도로 심각했다. 바하마는 탄소 배출권 판매를 통한 수익금을 피해 입은 섬을 복구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카리브해 바하마, 국가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예정

바하마 정부가 앞으로 집중할 분야는 재생에너지다. 정부는 유럽 연합 및 미주개발은행과 협정을 체결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기후위기에 탄력적인 인프라를 건설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폐허가 된 바하마 아바코 섬에 마이크로 전기 그리드와 태양 에너지 프로젝트를 건설하고, 바하마의 수도인 뉴프로비던스에도 태양광 설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바하마 주민들이 태양광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교육 및 일자리 창출도 계획 중이다. 데이비스 총리는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국가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것”임을 강조했으며, “공무원들의 전기자동차 사용을 독려하고, 정부건물에도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30년까지 재생 가능한 에너지 중 30% 이상을 직접 생산하기로 약속했다”며 “국가에너지 법안을 마련해 효율적이고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바하마 정부는 지난 달 탄소배출권 지급 제도의 설립을 허용하는 법안을 상정한 바 있다. 국무총리, 재무부장관, 환경 및 천연자원 장관들을 임명해 블루 카본 시장 구축에 앞장서도록 했으며, 다른 카리브해 도서 국가들도 이번 이니셔티브에 참여시키기 위해 지역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블루 카본 시장, 왜 주목받을까

블루카본은 바닷가에 서식하는 생물과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열대우림과 같은 육상 생태계보다 탄소를 최대 50배 이상 빠르게 흡수하며, 한 헥타르 당 3~5배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탄소 흡수원’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 위기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블루 카본 배출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연구단체인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향후 전 세계 블루카본 시장의 규모는 2050년까지 2450억달러(313조원)에서 5460억달러(698조원)까지 급속하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블루카본도 그린워싱의 한 부분이라고 비판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양 생태계를 ‘탄소 없는 에너지원’이라고 평가했다.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도 전 세계 국가들이 파리 협정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블루 카본을 공식 홍보했다.

이에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은 탄소를 해양 생태계에 흡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호주, 케냐 등 일부 국가들은 해양 서식지에 탄소를 저장해 이를 탄소 감축량에 포함시켰다. 

애플은 2030년 전체 글로벌 공급망 내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인도의 2400헥타르의 맹그로브 숲을 보호할 수 있도록 응용환경연구재단(AERF)에 보조금을 수여했다. 또한 글로벌 환경 단체 '국제 보호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와 협력해 콜롬비아의 2만7000에이커의  맹그로브 숲을 보존하는 블루 카본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구찌는 지난해 중앙아메리카 온두라스의 1만2350에이커의 맹그로브 숲을 보호하기 위해 블루 카본 REDD+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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