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유로(1조3000억원) 규모의 재생농업 펀드(Regenerative Agriculture Fund)에 글로벌 보험사 악사(Axa)와 유니레버(Unilever)가 각각 1억 유로(1356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픽사베이 

프랑스 자산관리사 티케하우캐피탈(Tikehau Capital)이 운용할 10억 유로(1조3000억원) 규모의 재생농업 펀드(Regenerative Agriculture Fund)에 글로벌 보험사 악사(Axa)와 유니레버(Unilever)가 각각 1억 유로(1356억원)를 투자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사와 유니레버가 합류하기로 한 재생농업 펀드는 '임팩트 펀드'다.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단체 등에 대한 투자를 일컫는다. 특히, 이 재생농업 펀드는 ▲생물다양성 강화, 수자원 보존, 기후변화 대응 고려한 토양 건강 개선 ▲글로벌 소비 니즈와 미래 전망에 발맞춘 재생가능한 원재료 확보 ▲재생농업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술 솔루션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환경 재생형 농업이라고도 불리는 '재생농업'은, 토양을 복원·개선하여 생물 다양성을 향상시키고 탄소 포집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가리킨다. 토양이 건강할수록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수십년 동안 살충제와 비료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토양의 생물다양성이 손상되었을 뿐 아니라, 토양의 온실가스 흡수력이 약화된 걸 복원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유엔(UN)이 발표한 ‘세계 토지 전망(Global Land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농경지의 52%가 황폐화되었으며, 2050년까지 1600만 제곱 킬로미터가 추가로 황폐화될 전망이다. 이는 남아메리카 면적과 유시하다.

보고서는 또한 전 세계 삼림 벌채의 80%가 농업으로 발생되며,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농작물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9%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토양 생물다양성의 70%, 담수 생물다양성의 50%가 식량 생산으로 손실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유엔은 '세계토지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농경지 52%가 황폐화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유엔은 '세계토지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농경지 52%가 황폐화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보고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생농업 확대를 강조하면서 선진국과 민간 부문의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식품회사로서 재생농업 확대에 큰 관심을 가진 유니레버, 자금 규모를 끌어올릴 수 있는 악사와 티케하우캐피탈이 협력하여 10억 유로(1조3000억원) 목표의 재생농업 펀드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유니레버와 악사가 먼저 1억 유로(1300억원)씩 투자하고, 이를 시작으로 금융기관 및 산업계의 투자 참여를 촉진해 최종적으로 10억 유로로 투자 규모를 확대시켜 글로벌 재생농업 펀드로 만들 계획이다. 

재생농업 펀드 운용사인 ‘티케하우캐피탈’은 기간 및 수익구조 등 구체적인 운용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재생농업을 위해 투자되는 사업의 임팩트 목표와 측정 등을 통해 펀드를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악사는 자사의 기후, 환경 및 농업 리스크 관리 툴(tool)과 위성 기술을 통한 임팩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토대로, 재생농업 펀드 임팩트 측정에 기여할 방침이다.  

파스칼 크리스토리(Pascal Christory) 악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재생농업은 ESG 주요 테마”라며 “이 재생농업 펀드는 임팩트 투자를 통해 실물 경제를 탈탄소화하려는 우리의 전략과 목표에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밝혔다. 악사는 2023년까지 친환경 사업에 260억 유로(35조원)를 투자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프로젝트를 포함한 자연자본 사업에 15억 유로(2조200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랙록, 다양성 개선 위해 1조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 조성 

한편, 같은 날 글로벌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 또한 임팩트 펀드 조성계획을 밝혔다. 블랙록은 다양성 개선을 목표로 한 8억 달러(1조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랙록은 ‘임팩트 기회 펀드’를 조성해 흑인, 라틴계가 운영하는 사업 또는 서비스에 투자할 방침이다. 펀드 조성을 통해,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다양성의 한계로 성장이 저조한 업체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과 ‘시장 수익율 향상’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팜 찬(Pam Chan) 블랙록 글로벌 투자책임자는 “블랙록은 인종적 형평성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향상될 수 있는 수조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에 집중하고 있다”며 “GDP 향상을 위한 많은 기회들이 간과되어 왔기 때문에 다양성 개선 목표(임팩트)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 운용사 등 금융 섹터의 임팩트 투자 관심 증가로 시장 규모 또한 확대되고 있다.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만 2340억 달러(310조8000억원)의 임팩트 투자가 조성됐으며, 이는 2019년 880억 달러(113조5000억원)에 비해 2.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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