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국적 소비재기업 P&G는 '2030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를 어떻게 달성할까. 워터 포지티브란 기업이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P&G 또한 구글, 메타, MS, 펩시코 등 '2030 워터 포지티브' 선언을 한 기업들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것이다.  

P&G는 두 가지 새로운 물 복원 공약을 내세웠다. 첫 번째 목표는 P&G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물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 복원 목표를 위해 2010년 기준 대비 물 효율을 35% 향상시키고, 폐수 재활용 시스템 등을 통해 50억 리터의 물을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P&G는 이미 2021년 6900만미터의 물을 복원해, 2010년 대비 생산 단위당 25%의 물효율 향상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동안 31억 리터의 폐수를 재활용했다.

두 번째 목표는 LA와 멕시코시티 등 두 개의 대도시 지역에서 물을 복원하는 것이다. 가정용품을 사용함으로써 소비자가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두 도시는 P&G의 '우선 물복원 장소'로 지정한 18개 물 부족 지역 전체 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적어도 하나의 P&G 제조시설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는 의류 세탁, 샴푸, 식기 세척 등 자사 제품과 관련된 활동이 전체 물 소비량의 9~17%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P&G는 이 장소들을 중심으로 물 복원 효과를 가속화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헬리아스는 "회사가 모든 해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다리를 걸으면서 다리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WRI와 협력해서 목표 개발

P&G의 지속가능성 최고책임자 버진 헬리아스(Virginie Helias)는 16일(현지시각) 영국 환경전문 미디어 에디(Edie)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P&G는 세계자원연구소(WRI)가 개발하고 있는 '과학기반 목표의 물 관리 프레임워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총 3개 기업이 참여하는데, 주류회사 산토리(Suntory), 식품회사 제네럴 밀즈(General Mills), 그리고 P&G다. 
P&G는 우선 소비자의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했다. 제품의 100%는 제조할 때 깨끗한 물이 필요하고, 70%는 고객이 제품을 사용할 때 물을 추가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결국 P&G의 제조공장이 있는 지역에 물의 복원이 필요하며, 또 물이 필요없거나 덜 사용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P&G는 WRI의 물 프로그램(Water Program)과 긴밀히 협력, 상황 기반 물 목표를 개발하고 복구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지역을 식별했다. 이를 통해 최근 7개국 18개 물 부족 지역의 P&G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복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헬리아스는 "P&G가 제조시설을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지역은 과학자들이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으로 보고 있는 지역"이며, "이는 세계자원연구소(WRI)의 수도관 지도에도 나와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중국, 인도, 이탈리아, 멕시코, 스페인, 터키, 미국 등 7개국에 있다. 

미국에서 P&G는 이미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강 유역과 애리조나 콜로라도 강 인디언 부족 시스템 보존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8개의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며, 유타와 아이다호 베어 강 유역의 6개의 새로운 복원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에는 홍수 관리 시스템, 지하수 보충, 관개 현대화, 범람원ㆍ산림ㆍ서식지 복원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P&G는 올해 말 WRI와 공동으로 자사의 방법론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고객의 제품 사용 물 발자국 정량화 위해 작업 중

한편 헬리아스는 "제품 디자인과 화학 혁신, 그리고 물 효율과 운영 차원에서의 관리 투자가 P&G의 전반적인 물 관리 전략의 중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팬틴과 조이 브랜드는 물 사용량을 줄이는 린스 컨디셔너 라인을 만들고 있다. P&G에 따르면, 새로운 제품은 스프레이로 작동되는 비누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비누를 만드는데 물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인 비누가 사용하는 물의 약 50%를 절약한다. 그 밖에도 세탁, 설거지, 퍼스널 케어 브랜드에 의해 수많은 프로젝트가 지원되고 있다.

물 목표 달성을 위해 P&G는 지난해 임원 보수에 ESG 지표를 추가했다. 헬리아스는 "새로운 투자자를 위한 재무 분석에 물을 포함한 자연자본에 관한 지표를 추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P&G는 2030수자원 그룹(2030 Water Resource Group), 세계경제포럼(WEF), 세계지속가능발전협의회(WBCSD) 등이 주관하는 민관협력 이니셔티브인 '50리터 가정연맹(50L Home Coalition)'에 창립 멤버로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연맹은 세탁이나 샤워 등 기본적인 집안일 용도로 사용되는 온수 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의장은 심각한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한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시장인 케이트 갈레고(Kate Gallego)가 맡고 있으며,  일렉트로룩스, 엔지(Engie), 이케아(IKEA), 그룬드포스(Grundfos), 쾰러, 수에즈(Suez) 같은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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