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주는 발빠르게 물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픽사베이
콜로라도 주는 발빠르게 물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픽사베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못지 않게 심각한 환경 이슈가 '물 부족' 문제라고들 한다. 물 부족 현상을 가장 먼저 겪고 있는 곳은 미 서부 지역이다. 미 캘리포니아의 경우 수년 째 가뭄이 계속돼, 올해는 주정부 차원에서 각 지역에 공급해온 물을 공급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는 등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특히 서부지역의 수원(水原)에 해당하는 콜로라도강 유역의 수량 감소는 일시적으로 해결될 조짐이 아니다. 미 국토개발국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2022년 말까리 콜로라도강의 수량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16일(현지시각) CNBC는 물 부족을 겪는 콜로라도 지역의 다양한 '물 재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수직농업 기업, 물부족 지역에서 인기 높아져

콜로라도 지역은 지금까지 600만 명의 주민이 필요한 물을 공급해왔지만, 기후 위기의 영향으로 2050년까지 약 30%의 물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콜로라도 주에서는 최근 재배에 물이 적게 드는 수직농장이 최고 인기를 얻고 있다. 수직농장은 기존 방식보다 80-95% 적은 물과 적은 비료를 사용해서 환경을 통제하기 때문에 가뭄이 와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수직농업은 옥수수나 밀처럼 대규모 시설이 필요한 농업에는 부적절하다. 하지만 건물 옥상의 실내온실을 이용하면 야채나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유명한 캐나다의 건축회사 알티우스(altius)가 건물 옥상 위에 만든 수직농장은 650평방미터(㎡)의 면적에서 자연광을 이용해 매년 1만1300킬로그램(㎏)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수직농업은 물을 절약하는 것 이외에도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신선한 농산물을 더 빨리 공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도심의 유통센터나 창고를 수직농장으로 바꾸거나 수직농업회사와 협업하는 곳도 늘고 있다.

미국 수직농업 기업인 칼레라(Kalera)는 현재 고속도로와 가까운 덴버 공항 인근의 창고를 개조하고 있는데, 슈퍼마켓 유통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칼레라는 미 텍사스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직농장을 운영하면서 미국 대형마트체인인 퍼블릭스(Publix)와 계약해, 식료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칼레라는 현재 중동,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도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향후 규모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의 공룡 유통업체인 월마트 또한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의 수직농업 스타트업 플렌티(Plenty)에 4억 달러(4800억원) 규모의 펀드에 참여했다. 규제 승인이 날 경우, 월마트 체인 또한 수직농업 시장을 확대할 전망이다.

한편 뉴욕에 본사를 둔 수직농업 스타트업인 '보워리 파밍(Bowery Farming)'의 경우 지난해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3억 달러(3600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주택 건설현장, '여과시스템' 활용해 25% 용수 사용량 줄여

콜로라도의 주택 건설 현장에서도 '물 재활용'에 관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CNBC는 밝혔다. 건축회사 레나르(Lennar)의 경우, 캐나다 기업 '그레이터(Greyter)'가 만든 여과기스템을 사용해 가정 용수 사용량을 최대 25%까지 줄인다고 한다. 

이 여과시스템을 이용하면, 욕실이나 화장실의 물을 빨아들여 이물질을 걸러낸다음 다시 욕실과 화장실로 보내 물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배관업체 대표인 토드 모리츠키(Todd Moritzky)는 “이 정도 수준까지 걸러내는 것은 이 기계가 최초”라고 미국의 CNBC에 밝혔다. 

레나르의 디렉터인 에릭 페더(Eric Feder)는 “여기서 물은 액체로 된 금(liquid gold)”이라고 말했다. 아직 콜로라도에서는 수도인 덴버를 포함해 3개 지역만 가정용수 재활용을 허용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배관을 재활용하기 위한 법적인 제도, 조례, 규제 등이 기술 발전에 뒤쳐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콜로라도에서는 욕실이나 화장실 물만 재활용하는 게 아니라, 마시는 물(음용수)까지 재활용한다. 콜로라도 마인스(Mines)대학 공학부의 짜히 캐스(Tzahi Cath) 교수는 폐수를 재생해서 마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짜히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전력회사가 처리한 폐수를 재활용 하기 위해 이동식 정수처리 실험실을 짓고, 이를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정도로 정수하고 있다. 캐스 교수는 CNBC에 "국가 차원에서 투자를 시작해야 하고 전력회사는 인프라시설을 건설해야 한다"고 CNBC에 말했다. 

이미 싱가포르의 경우 2003년부터 오수를 처리해 이를 다시 정수장으로 되돌려보내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도 하수 재활용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바닷물을 담수화해 식수로 사용하고, 폐수를 처리해 관개시설로 활용하는 '물 재활용'의 선두주자에 해당한다고 CNBC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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