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0대 기업의 현직 이사 선거에 대한 투표를 분석한 스퀘어웰 파트너스 홈페이지
일본 100대 기업의 현직 이사 선거에 대한 투표를 분석한 스퀘어웰 파트너스 홈페이지

로이터는 25일(현지시각) 일본의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규모를 늘리고 경영진에 반대하는 등 주주 행동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변화는 최근 사망한 아베 전 총리가 시작했던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에 무게를 싣는다.

일본 자산운용사들은 해외 투자자의 의사에 반하는 새로운 행동주의 경향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한 사례로, 닛코자산운용은 외국계 투자자가 제안한 이사회 후보자에 반대표를 던졌다. 

 

일본 자산운용사, 주주 행동주의에 관심

토키오해운자산운용의 키쿠치 가쓰야 부소장은 "모든 운용사가 투표 결정마다 책임을 지기 때문에 자산운용사가 하는 약속에 대한 기준이 올라갔다"라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4년 기업책임규정을 발표했고, 2017년부터 주주총회에서 안건별 의결기록을 공개하도록 개정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의 자산운용사들이 주주 행동주의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ESG 이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일본에 진출하고 싶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어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도시바 등 일본 기업에 투자한 홍콩 오아시스 매니지먼트의 창업자 세스 피셔(Seth Fischer)는 "일본의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자산운용사에 반대하는 투표를 던지는 횟수가 지난 5년간 해를 거듭하면서 계속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 주주제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전자투표 플랫폼 사업자인 ICJ는 플랫폼을 활용한 주주총회에서 평균 6.8%의 지지율을 보였는데, 외국 투자자들은 15%였다.

 

일본 자산운용사, 기업 경영 지지도 낮다

일부 투자자들은 일본 자산운용사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대해 제안하기를 희망하지만, 일본의 주주행동주의는 아직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다만, 일본 자산운용사들이 기업 경영에 대한 지지율은 일부 글로벌 운용사들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일본 자산운용사는 후지텍의 특수관계자 거래에 이의를 제기한 오아시스를 지지했고, 후지텍 경영진의 이사회에 CEO를 지명하는 제안에는 반대했다. 후지텍은 지난 달 연례 주주총회를 한 시간 앞두고 이 제안을 철회했다.

올해 또 다른 투표에서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3D 투자 파트너스가 IT 기업인 후지 소프트 이사진의 후보를 선출하는 캠페인이 실시했는데 예상외로 거의 40%에 달하는 높은 지지를 받았다. 찬성표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주식회사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 자산운용 및 미쓰이 스미토모신탁홀딩스, 닛코 자산운용 등이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와연구소의 기업지배구조 컨설턴트 요시카와 히데노리는 "2014년 이전에는 투자 받는 기업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엄격한 투표 정책에 대해 어려움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관투자자가 주주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투자 받는 기업들은 일본 투자자들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100대 기업의 현직 이사 선거에 대한 투표를 분석한 주주 자문 스퀘어웰 파트너스(SquareWell Partners)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자산운용사들은 일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에 비해 회사 경영에 대한 지지율이 낮았다.

원(One) 자산운용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지지율이 95.9%, 닛코자산운용은 94.2%, 미쓰이 스미토모DS자산운용은 88.9%였다. 미국 동종업체 뱅가드와 블랙록이 각각 99.9%, 99.7%으로 일본의 운용사들이 더 낮은 지지율을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경영권 보호 위해 움직이는 일본 운용사

일본 내 자산운용사들은 인수 방어나 상호출자제도와 같은 경영권 보호 조치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다이와증권과 다이와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는 올해 일본 주식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상호출자회사의 이사 투표 규정을 강화했다. 상호출자란 독립된 법인끼리 자본을 맞출자해서 각 법인의 주식을 상호보유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주로 기업의 계열사간에 수행되고 결속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정부연금투자기금과 지방공무원연금기금협회와 같은 운용사들이 조사 수준을 높이고 있다.

닛세이자산운용의 이요다 타쿠야 수석분석가는 "이사회 독립성과 다양성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며, “이사회가 사외이사의 과반수를 확보해야 할 정도로 규정을 강화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요다 수석분석가는 덧붙여 "다양성에 대한 요구는 여성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포함한다고 해도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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