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이슈 많이 발생한 기업 중심으로 등급 하향 뚜렷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은 2022년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72개사를 대상으로 ESG를 평가한 결과, 평가모형 개정의 영향으로 다수 기업의 등급이 하락했고, 전체 기업의 33%가 D(매우 취약) 등급으로 평가됐다고 24일 밝혔다.
KCGS는 이날, 국내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한 ‘2022년 ESG 등급부여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공시체계와 이니셔티브의 최신 동향을 반영하고, ESG 경영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평가모형을 개정한 결과다. ESG 통합등급은 수준에 따라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단계로 부여된다.
ESG 통합등급에서 S등급을 받은 상장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었다. A+등급을 받은 상장사는 지난해 14개 사(1.8%)에서 올해 5개 사(0.6%)로 줄었다. A+등급을 받은 기업은 KB금융지주, SK, SK케미칼, 신한지주, 지역난방공사다.
A~C등급을 받은 회사 또한 감소했다. A등급은 171개 사에서 116개 사, B+등급은 136개 사에서 124개 사, B등급은 211개 사에서 76개 사, C등급은 221개 사에서 195개 사로 줄었다. D등급을 받은 회사는 12개 사(1.6%)에서 256개 사(33.2%)로 급격히 늘었다.
KCGS는 상위권 기업은 평가모형 개정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또, 금융사와 같이 체계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평가모형 개정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반면, ESG 경영체계 도입 이후 고도화를 이루지 못한 기업은 등급 하락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정적인 ESG 이슈를 반영하는 심화평가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부정적인 이슈가 많이 발생한 기업을 중심으로 총점이 떨어져 등급 하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ESG 영역 모두 중위권 이하 기업의 등급 하락 두드러져
ESG 영역별로 살펴보면 먼저, 환경(E) 영역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은 9개 사로, DGB금융지주, HMM, KB금융지주, SK케미칼, SK텔레콤, 기업은행, 신한지주, 이마트, 하나금융지주였다. E 영역은 특히, 중하위권 기업의 등급 하락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투자자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상위권 기업은 평가모형 개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전사적 차원의 환경경영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중하위권 기업은 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사회(S) 영역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은 GS, LG생활건강, LG전자,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삼성SDI,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포스코인터내셔널, 한화, 현대글로비스 등 총 92개 사였다. S 영역의 경우, 전반적인 중상위권 비중 축소가 하위권 비중 증가로 이어지는 등 전형적인 하향 평준화 경향이 확인됐다.
지배구조(G) 영역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은 총 8개 사로, KB금융지주, 포스코홀딩스, S-Oil, SK, SK이노베이션, 신한지주, 지역난방공사와 비상장사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었다. G 영역 역시 S 영역과 마찬가지로, 중위권 기업의 하위권 이동 현상이 두드려졌다. 아울러, 중상위권 기업과 하위권 기업 간 점수 편차가 높게 나타나, 지배구조 관행의 실질적인 개선이 없을 경우 평가모형 개정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금융사의 지배구조(G) 영역은 등급이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지속가능 금융을 전사적 전략으로 도입한 사례가 많아, 평가 난이도 상향에도 불구하고 등급이 조금 떨어지는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KCGS는 “평가모형이 ESG 경영에 대한 리더십의 역할을 중심으로 개편된 만큼, 실무진 중심의 단편적인 ESG 개선이 아닌 이사회 및 최고경영진 중심의 ESG 체질 개선이 전제돼야 ESG 수준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