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 기업 세멕스(Cemex)와 재생에너지 기업 신헬리온(Synhelion)이 태양열을 활용한 시멘트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지난 8월 4일(현지 시간) 환경에너지리더(Environment+Energy Leader)가 보도했다.
세멕스는 멕시코에 본사를 둔 글로벌 건축 자재 기업이며, 신헬리온은 스위스 연방 기술원에서 독립해 설립된 태양 연료 전문 재생에너지 기업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세멕스와 신헬리온, 산디아 국립연구소(Sandia National Laboratories)가 공동으로 추진한 이번 태양열 시멘트 생산 프로젝트에 320만달러(약 41억원)를 지원한 바 있다.
시멘트 산업,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8%...
시멘트 직전 단계 클링커 제조, 공정 전체 배출량의 40% 차지
시멘트는 물 다음으로 지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원재료다. 건물, 도로, 댐 등 현대 사회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건설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의 2020년 보고서에 의하면, 시멘트 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이는 항공 부문의 전 세계 배출량 약 2.8% 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시멘트 생산 공정은 크게 석회암 채광, 분쇄, 고온을 통한 클링커 제조, 시멘트 분말 생산으로 나누어진다. 일단 광산에서 캐낸 석회석 덩어리는 작은 돌덩이로 분쇄된 후 점토, 철광석 등 부원료와 혼합돼 분말로 만들어진다. 이것을 거대한 원통형 가마에 투입, 1500도의 고온을 가하면 시멘트의 바로 전 단계인 클링커가 만들어진다. 이 클링커에 석고를 첨가한 후 잘게 갈아서 분말로 만들면 우리가 아는 시멘트가 된다. 이 시멘트에 자갈과 모래 등을 섞어 반죽한 것이 콘크리트다.
시멘트 공정에서 가장 에너지 집약적인 부분은 클링커 제조 단계다. 가마를 1500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가열하는데 화석연료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전체 시멘트 공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의 40%를 차지한다.
태양열로 1500도 고온 달성 성공…
태양열 시멘트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공장 건설 추진
태양 에너지 사용은 크게 태양광, 태양열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둘 다 태양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발전 방식은 다르다. 먼저 태양광은 햇빛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빛을 직접 전기로 전환하는 구조다. 태양열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복사열을 집열판으로 흡수해 모은 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주로 난방이나 온수 공급 등에 활용된다. 세멕스와 신헬리온이 활용한 방식은 후자, 태양열 방식이다.
세멕스와 신헬리온은 스페인에 위치한 임데아 에너지 연구소(IMDEA Energy)의 태양열 발전 타워에 파일럿 장치를 설치해 태양열 클링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태양열 발전 타워 주변에는 태양빛을 반사시키기 위한 많은 거울들이 설치돼 있다. 이 거울들은 태양열을 추적해 발전 타워 상부에 있는 집열판으로 보낸다. 이후 신헬리온의 태양열 수신기가 발전 타워 상부에 설치된 파일럿 장치로부터 1500도 이상의 고온을 얻어 클링커 제조 공정에 공급하는 구조다. 클링커 제조를 위해서는 약 90미터 이상의 거대한 원통형 가마를 30분 이상 가열해야 하는데, 무공해 에너지로 1500도 이상의 고온을 장시간 공급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시멘트 생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를 감축할 수 있다. 양사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태양열 클링커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멕스 CEO 페르난도 곤잘레스는 “탄소 중립 시멘트 및 콘크리트 생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태양열 시멘트가 단순한 꿈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 협력을 통해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세멕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성과가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자체적인 노력의 일환이며, 혁신과 파트너십을 통해 건축 자재 산업의 탈탄소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헬리온은 태양열로 1500도 이상의 고온을 전달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플로리다 대학과 녹색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 올해 6월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270만달러(약 35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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