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2020년, ESG가 스테로이드를 맞은 듯 폭증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최근 글로벌 기준 ESG 투자자산은 30조원을 돌파, 규모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연기금,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전문 투자자 등 ‘큰손’의 자금은 ESG로 옮겨가고 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은 ESG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기금 전체 자산의 50%에 책임투자를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국외 주식과 국내 채권 자산에 ESG 통합전략을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외 주식 투자 규모는 166조원, 국내 채권 투자 규모는 322조원인데, 국민연금의 계획이 실행되면 국민연금의 ESG 관련 투자는 2024년 5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20대 큰손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에 ESG를 포함한다. 조선일보 민트에 따르면, 전 세계 20대 큰 손 투자자들은 지난 3분기에 기술 분야 투자를 늘렸고, 통신 분야는 투자를 줄였다고 한다. 특히 ESG 분야의 투자가 늘었다.

지난 3분기 ESG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투자자는 약 600억달러를 굴리는 헤지펀드 투시그마(Two Sigma)였다. 투시그마는 지난 8월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소비자, 기업, 교육, 의료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민간 '인력 영향' 투자를 실시할 것"이라며 ESG 중 S 영역의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시그마는 킨더모건(1020만주), 슐럼버거(523만주)같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에너지 개발 기업들의 주식도 대거 매수했다. 반면 미국의 방송 회사인 시리우스XM은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스테이널리틱스에 따르면 시리우스 XM은 인적자원 부분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도 ESG를 지표삼아 이에 부합하는 기업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나이소스(710만주)가 대표적이다. 전기·천연가스 서비스 업체인 이곳은 수년간의 지속 가능한 사업 실적을 인정받아 최근 '2020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편입됐다. 반면 아직 내연기관차를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GM은 매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여름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관련 덴마크의 오스테드(Orsted)라는 기업을 추천했다. 원래 북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던 덴마크의 최대 석유기업이었으나 신재생에너지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구성하며 2017년 석유 사업부문을 모두 매각하고, 친환경 해상풍력 발전에 집중했다. 2016년 주가는 270크로네(약 5만 원)였지만 최근엔 3배 이상 오른 약 950크로네에 거래되고 있다.

큰손들이 지난 3분기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주식 가운데 하나는 니오(NIO)다. 니오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업체다. 최근 중국의 친환경차 확장 정책의 수혜주이기도 한 니오의 주가는 지난 6월까지 7달러를 기록했으나 9월엔 21달러, 11월 49달러를 넘어섰다.

블랙록(1064만주)과 뱅가드(545만주),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432만주) 등 세계 3대 자산운용사는 지난 3분기 니오 주식 보유분을 늘렸다. 수학자 출신인 제임스 사이먼스가 이끄는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464만주), 테슬라 주식으로 ‘대박’을 쳤던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퍼드(757만주) 등도 중국 전기차 기업에 큰돈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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