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 금 채굴 산업 성장했지만 석탄 산업에 비해 탄소 배출량 공시는 약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 채굴 기업에게 공급망 내 탄소 배출을 공시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세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픽사베이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 채굴 기업에게 공급망 내 탄소 배출을 공시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세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픽사베이

 

최근 금 관련 펀드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 채굴 기업에 환경적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10개월 금(gold) ETF 투자는 470억 달러(52조1700억원), 약 203% 증가했으며 골드 주식형 펀드로 약 30억 달러(3조 3300억 원)가 유입되었다. 그러나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투자자들이 "금값 상승 및 금 채굴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탄소 배출량을 적절히 공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급망 내 탄소 배출을 공시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세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S&P 글로벌에 따르면, 금 1온스 당 평균 0.8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2019년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은 약 1만톤이다. 특히 올해에는 금 값이 온스 당 약 2000달러(222만원)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광산 채굴이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금 채굴 산업이 탄소 배출의 주범이지만 석탄이나 채광석 산업에 비해 환경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환경 목표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골드위원회(The World Gold Council)는 2018년에 생산된 금 1톤 당 3만27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으며, 2017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ESG 컨설팅 회사인 스칸 어소시에이츠(Skarn Associates)의 데이터에 따르면, 금에서 배출되는 직간접 탄소배출량(Scope 1, Scope 2)은 운송 화물과 채굴 작업을 위한 강 하류에서 대부분 발생하며 금의 탄소 배출량이 구리, 니켈, 철광석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금 광부들이 석탄이나 철광석 채굴 기업에 비해 공급망 투명성에 대한 조사를 면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 아비바(Aviva) 인베스터스의 책임 투자 분석가인 소라 우칭거(Sora Utzinger)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금을 보험 자산이나 포트폴리오 리스크 헤지(risk hedge)로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정부들이 배출가스 규제를 더 엄격히 시행하기 때문에 국제 광산 기업들은 넷 제로 로드맵이나 환경 목표를 설정하는 등 현재의 흐름은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억 달러(1조1100억 원) 이상의 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펀드 투자사 나인티 원(Ninety One)의 조지 체벌리(George Cheveley)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 광부나 채굴 기업의 배출량 데이터가 투자자들의 투자 자산 비중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금 생산량 2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미 금 채굴 산업의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에 대한 탄소세를 시행했으며, 2023년부터는 간접배출량에도 탄소세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채굴 기업들도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금광기업 뉴몬트(Newmont) 톰 팔머(Tom Palmer) CEO는 "지난 달 우리는 203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 30%를, 2050년까지 순 제로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당초 640만 온스로 계획했던 올해 생산량을 600만 온스로 하향 조정했다. 

제2의 금광업자 바릭 골드(Barrick Gold)도 올해 금 생산량을 기존 계획 대비 20만 온스 줄였으며, 탄소 배출량을 10% 이상 감축시키기 위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바릭 골드는 "미국 네바다주에 1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도 건설하고 있으며, 말리(mali) 공화국의 로우로(loulo) 광산지역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가 54만190리터의 연료와 1593톤의 이산화탄소를 절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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