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 시각)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UNEP)은 2023 온실가스 배출격차 보고서(Emission Gap Report)를 발간해 파리기후협약 목표(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 상승으로 제한)와 실제 글로벌 국가들의 행동 격차를 집중조명했다.
보고서는 서두부터 “깨어진 기록 (Broken Record)”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해, 글로벌 기온 상승이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탄소배출감축에는 실패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글로벌 온실가스배출이 유의미하게 감축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5도에서 2.9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파리기후협약목표 달성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28~42% 감축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글로벌 온실가스배출량은 약 574억 톤으로 전년 대비 약 1.2%가량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많은 국가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온실가스배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에 올해 1월부터 10월 사이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43도가량 상승하면서 연간 기온상승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올 1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평균 온도가 산업화 대비 2도 이상 상승하면서 기후학자들의 우려를 샀다.
UNEP는 현재의 온실가스배출 상승 추이를 뒤집고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글로벌 온실가스배출이 28%에서 42%까지 감축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화석연료사용 점진적 폐지 등의 극적인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극적인 조치가 단기간에 실행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고서는 파리기후협약 목표 달성 가능성을 14%로 낮게 봤다. 반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이 2.5도 이상 상승할 확률을 66%로 높게 전망했다.
문제는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3도가량 상승할 경우, 여러 가지 재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10억 명가량의 기후난민 발생▲생태계 붕괴 ▲기후재난 빈도 상승으로 인한 천연자원 부족 심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섬 국가 생존 위협을 주요 피해 요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인프라 유지할 시,
화석연료 온실가스 배출로만 지구 온도 2도 상승할 것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화석연료 사용이다.
현재 화석연료 인프라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30년에는 파리기후협약의 한계치보다 110% 많은 화석연료가 생산될 전망이다. 또한 규모 기준 글로벌 정유회사 상위 20곳의 온실가스배출량은 파리기후협약목표가 제시하는 2040년 글로벌 배출량보다 173%가량 높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화석연료 사용’ 하나만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2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UNEP의 사무총장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은 “각국은 파리기후협약하에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설정했지만, 대형 화석연료 사업을 계속해서 승인하고 있다”며 “이는 에너지 전환을 포기하고 인류의 미래를 곤경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화석연료사용 점진적 폐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월,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기후장관들은 COP28(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를 주장할 것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또한 이케아, 유니레버, 볼보 등 글로벌 기업 131곳은 공개서한을 발표해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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