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는 2024년에도 기업의 화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트업 전문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임팩트온과 공동으로 ‘ESG평가, 제대로 알고 제대로 받자’ 세미나를 16일 서울 강남역 근처의 드림플러스에서 개최했다. 

세미나는 S&P글로벌, 서스틴베스트,한국사회투자, 에코나인과 같은 국내외 대표적인 ESG 평가 및 컨설팅 기관과 ESG평가 대응을 수행하고 관심도가 높은 SK(주), KCC글라스, 신성이엔지, 금융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발제와 패널 토론을 맡아 진행했다. 

조원희 디라이트 대표 변호사는 “ESG 평가는 기관별로 기준이 달라, 기업 실무자들께서 어떤 평가에 대응하고 평가 결과를 어떻게 적용하실지에 고민이 많으실 듯하다”며 “ESG 평가는 목적이 아닌 도구로, 이를 통해 기업의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달성하실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라이트는 지난해 ESG지속가능센터를 설립하고, 올해 첫 세미나 주제로 ESG 평가를 선택했다.

진양희 디라이트 ESG지속가능센터 연구소장은 ESG평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SG평가의 지표와 가중치, 평가방법론을 학습해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며 “현장에는 ESG평가에 대한 오해들이 많다. 세미나에서 이 부분을 명쾌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임팩트온과 공동으로 ‘ESG평가, 제대로 알고 제대로 받자’ 세미나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임팩트온과 공동으로 ‘ESG평가, 제대로 알고 제대로 받자’ 세미나

ESG평가, 글로벌 언어이자 기회…사업과 공급망 시각으로 바라봐야

이영진 S&P글로벌 이사는 ESG평가 점수보다 각각의 데이터 포인트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설명했다. 이영진 이사는 “ESG 평가 결과를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이해관계자는 투자자”라며 “이들은 평가의 등급이나 총점만 보는 게 아니라, 기업이 어떤 질문에 어떻게 답했는지를 궁금해한다. S&P글로벌은 투자자에 데이터 포인트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원 키움투자자산운용 ESG전략팀 팀장도 “ESG 등급에 대한 회의도 있고, 환경 점수는 높은데 사회 점수는 낮은 기업, 사회 점수가 높은데 환경 점수는 낮은 기업, 두 점수가 균형을 이루는 기업 중 어떤 기업이 더 잘하는 기업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금융권은 투자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정보들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본부장은 ESG평가의 신뢰성과 효용성에 대해 설명했다. 고은해 본부장은 “1300여개에 달하는 기업을 고객으로 ESG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평가사별로 기준이 달라서 대응하기 어렵다는 기업의 반응을 자주 확인한다”며 “평가사별 상관성을 분석해 보면 국내 평가사인 한국ESG기준원(KCGS)서스틴베스트의 ESG점수는 상관관계가 0.7로 상당히 높고, 국내와 해외 평가 결과는 0.4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은해 본부장은 “해외 평가기관과의 상관성이 낮은 이유는 기준의 차이라기보다는 한글로 이뤄진 기업의 자료에 대한 접근성에서 국내 평가기관과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은해 본부장은 “국내 대표 평가사인 서스틴베스트와 한국ESG기준원, 한국ESG연구소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ESG 평가기관 협의체를 설립하고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를 만들어서 평가방법과 결과의 통일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협의체는 연 1회 가이던스의 이행현황을 비교하고 평가방법론의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지현 한국사회투자 팀장은 ESG평가를 사업에서의 기회요인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의 고객사들은 점차 ESG평가 점수를 비롯해 다양한 ESG 관련 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조차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지현 팀장은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을 노린다면, ESG평가에 대한 대비와 고민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팀장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ESG협력 모델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식품제조기업과 ‘그린패키지솔루션’이라는 신소재 패키지 제조전문기업 ▲건축기업과 비대면으로 건설인력을 중개하는 웍스메이트▲자동차제조업과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제이엠웨이브의 협력 사례를 들며, "대기업은 고객사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효율적인 방법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이행하고, 이를 고객사에 설명할 수 있도록 스토리로 녹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욱 에코나인 대표는 ESG평가는 비즈니스와 공급망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고객사인 IT 소기업의 문의를 받았는데, 고객사로부터 에코바디스 평가 점수를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며 “이런 고객사 요구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욱 대표는 “ESG평가는 회사 내부와 고객사 간에 사용되는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의 공급망에 있는 협력업체가 640개인데, 에코바디스 평가를 90% 받았고 결과는 어떻다라고 하는 방식으로 고객사와의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책임연구원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투자자들의 기업 정보공개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플랫폼인만큼, 질의서의 문항을 통해 기업은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확인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 패널 토의는 (왼쪽부터)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가 좌장을 맡고, 김신우 신성이엔지 전략기획 상무, 이진영 SK(주)지속경영담당 팀장, 한상훈 KCC글라스 ESG경영팀 팀장, 서욱 에코나인 대표, 박세원 키움투자자산운용 ESG전략팀 팀장, 이영진 S&P글로벌 이사, 진양희 디라이트 ESG지속가능센터 연구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임팩트온
세미나 패널 토의는 (왼쪽부터)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가 좌장을 맡고, 김신우 신성이엔지 전략기획 상무, 이진영 SK(주)지속경영담당 팀장, 한상훈 KCC글라스 ESG경영팀 팀장, 서욱 에코나인 대표, 박세원 키움투자자산운용 ESG전략팀 팀장, 이영진 S&P글로벌 이사, 진양희 디라이트 ESG지속가능센터 연구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임팩트온

기업, ESG평가 받기 전 준비사항…내부 평가 실행하라

김신우 신성이엔지 전략기획 상무는 “신성이엔지는 중견기업으로서 태양광 사업 등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업들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를 표현할 ESG 평가의 범위, 방법 등을 잘 알기 어렵다”며 ESG 대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상훈 KCC글라스 ESG경영팀 팀장은 ESG평가를 받기 전에 기업 내부적으로 먼저 자가평가를 수행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훈 팀장은 “KCC글라스는 ESG경영팀이 주도해서 각 유관 부서의 팀장들을 모아 ESG 실무협의체를 구성했고, 국내외 ESG 평가지표와 평가 점수가 높은 선도 기업 4개사, 동종기업 4개사의  ESG 보고서를 자체조사해서 자체 평가도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다양한 평가 지표 중에 우리 산업과 기업에 적합한 필요사항과 불요사항을 확인하고 ESG 실행과제 도출과 보고서 작성을 먼저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는 “ESG평가 지표들을 분석해보니 기업이 이 결과를 활용하기 위한 목적에 따라 선택할 평가기관을 구분할 수 있다”며 “ESG평가 대응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 기업이 속한 산업군에 따른 평가문항들을 확보하여, 우리가 답변할 수 있는 항목과 하지 못한 항목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평가 전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진영 SK(주)지속경영담당 팀장은 연결 공시에 대비할 것을 역설했다. 이진영 팀장은 “SK주식회사는 지주회사로, ESG평가를 받을 때 연결된 자회사의 수준까지 함께 평가 받는다”며 멤버사의 데이터도 함께 관리하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해외 투자기관은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컨트로버시 이슈가 미디어에서 보도되면, 컨퍼런스콜을 요청한다”며 “투자사와 만나 이에 대한 해명과 대응을 잘한다면 오히려 투자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사를 만나기 전에 “ESG체크리스트로 멤버사의  ESG경영 수준을 확인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컨트로버시 이슈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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