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30일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형 ESG 펀드의 지속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내 주식형 ESG 펀드 69개의 ESG 점수, 수익률과의 관계, 네거티브 스크리닝 종목 노출도에 대한 분석 결과를 냈다. 서스틴베스트는 ESG 펀드의 ESG 성과가 꾸준히 개선됐으며 특히 환경(E) 영역의 점수가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환경 영역 점수가 개선된 주요 이유로는 환경 데이터를 공시하기 시작한 기업들이 늘어난 점이 지목됐다. 서스틴베스트는 ESG 펀드에 대한 공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ESG 성과가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ESG 투자가 성장기를 거쳐 안정기에 접어들고 전 세계적으로 그린워싱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금융감독원이 ESG 펀드 공시 기준이 발표됐다"며 "ESG 펀드 성과 분석이 ESG 펀드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SG 평균 점수 향상…테마와 스크리닝 투자 펀드가 성과 내

국내 주식형 ESG 펀드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69개의 펀드 중 51개의 ESG점수가 2022년 하반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ESG점수 평균은 2022년 하반기 75.70점에서 77.57점으로 향상됐다. 

유형별로는 패시브 유형이 액티브 유형보다 평균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패시브 유형의 펀드 중에는 환경 테마 펀드들의 투자 비중이 높은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엘엔에프, 코스모신소재 등이 높은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전략별로는 테마(Thematic) 투자와 스크리닝(Screening) 투자 전략이 높은 ESG 성과를 보였고, 통합(Integration) 전략, 주주관여(Engagement), 모멘텀(Momentum) 투자 전략이 그 뒤를 이었다. 

테마 투자는 테마를 설정한 후 해당 분류에 속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전략, 스크리닝 투자는 특정 ESG 기준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다. 스크리닝은 투자를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과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포지티브 스크리닝으로 구분된다.

통합 투자는 재무성과와 ESG 성과를 통합하여 투자에 고려하는 전략이고 모멘텀 투자는 ESG 관련 성과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ESG점수에 수익 비례…장기간 추세 분석 필요해 

보고서는 ESG점수 상위 10위까지의 펀드 목록을 공개했다. ESG 성과 1위는 ‘미래에셋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등극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 펀드가 다른 펀드들보다 자산규모가 작은 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전반적으로 ESG 성과가 뛰어난 종목에 투자하여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출시된 지 3년이 경과한 펀드 3개가 상위 10위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출시된 지 오래된 펀드가 ESG 성과가 높았다는 점은 ESG 성과가 우수한 종목에 장기간 꾸준히 투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해당 펀드는 ▲미래에셋 TIGERMSCIKOREAESG 리더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4위) ▲KBKBSTARESG 사회책임투자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5위) ▲삼성 KODEX 200ESG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다.

서스틴베스트는 펀드의 ESG 점수와 초과수익률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됐으나, 일관적으로 관측되는 결과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ESG 점수가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향후 ESG 펀드의 운용 기간이 길어져서 펀드의 장기 수익률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지면, ESG 점수와 수익률 간 분석 결과가 더 명확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SG 점수에 기반한 순위표/서스틴베스트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ESG 점수에 직결되지는 않아

서스틴베스트는 책임투자를 돕기 위해 무기·주류·도박·담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목록을 투자배제 종목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총 12개 기업이 배제 종목에 포함됐다. 

서스틴베스트가 제시한 투자배제 기업 목록/서스틴베스트

보고서는 현재 상당수 해외 기관들이 투자배제목록에 이러한 기업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집속탄 생산 및 판매를 하는 풍산을 2006년부터, 담배 생산 및 판매를 하는 KT&G를 2010년부터 투자배제종목에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ESG 펀드 69개 중 24개가 앞서 언급한 12개 기업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해당 펀드들의 종목 노출도가 최소 0.1%에서 최대 2.35%로 높은 수준은 아니나, 투자 비중이 적다고 해서 ESG리스크가 감소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기준을 강화했을 때, 투자배제 목록은 12개에서 35개로 늘어나는데, 국내 주식형 ESG 펀드 중 단 2개만 해당 종목에 대한 노출도가 0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펀드는 ▲미래에셋 TIGERKEDI 혁신기업 ESG30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52위) ▲트러스톤 ESG레벨업증권자투자신탁(69위)으로 네거티브 스크리닝 수준이 높지만 ESG 점수는 높지 않았다.

서스틴베스트는 ESG 펀드가 운용 과정에서 ESG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는 ESG 성과와 더불어 해당 펀드가 목표로 하는 투자 전략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배제 목록의 기업에 투자한 펀드 순위/서스틴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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