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국제회계사연맹(IFAC) 산하의 공인회계사 윤리기준 제정 기구, 국제윤리기준위원회(IESBA)는 지속가능성 공시 및 인증을 위한 윤리 기준 초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속가능성 인증을 위한 국제윤리기준(International Ethics Standards for Sustainability Assurance⋅IESSA)과 외부 전문가의 작업물 사용 기준(Using the Work of an External Expert)으로 구성되어 있다.
IESSA는 지속가능성 공시 및 인증 담당자를 대상으로 윤리 및 행동 가이드를 제공하며, 외부전문가 작업물 사용 기준은 공시 및 인증 업무에 참여하는 외부 전문가에 대한 역량, 객관성 그리고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또한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와의 협력을 통해 작년 8월 발표된 국제지속가능성인증기준(ISSA 5000)과 이번 기준의 상호운영성과 일관성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IESSA와 외부 전문가 작업물 사용 기준에 대한 의견 수렴을 각각 4월 30일과 5월 1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최종안 발표 이후에는 각국 정부의 ESG공시의무화 과정에 해당 기준 도입을 적극 권고할 의사를 내비쳤다.
IESSA 기준, 공인회계사 윤리기준 기반으로 작성…
상호호환성과 범용성 중시
IESSA는 공인회계사 국제윤리기준(International Code of Ethics for Professional Accountants)을 기반으로 하며, 지속가능성의 맥락 하에 해당 기준을 개정하는 접근방식을 취했다. 이에 IESBA는 기준 개정의 주요 방향성으로 ▲지속가능성 공시와 재무 공시와의 상호 호환성 ▲모든 직업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 ▲ESG정보공시와의 중립성 유지를 꼽았다.
먼저 IESBA는 지속가능성 공시와 재무공시가 추구하는 공공 이익(Public Interest)이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지속가능성 공시가 재무공시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의 윤리와 독립성을 갖춰야 하며, 상호 호환성이 있는 윤리기준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IESSA의 윤리 및 행동가이드는 재무 공시의 윤리기준과 최대한 부합하는 방향으로 작성됐으며, 지속가능성의 고유 특성으로 인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만 언어 표현을 수정했다.
IESSA는 공인회계사뿐만이 아니라 다른 직업군의 전문가들에게 통용될 수 있는 윤리기준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일부 국가의 경우 공인회계사가 아닌 컨설턴트 등의 다른 직업군이 공시 및 인증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행동 가이드의 경우 공인회계사의 관점이 아니라 모든 직업군에게 통용될 수 있는 언어와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또한 IESSA는 특정 ESG정보공시기준에 편향되지 않은 중립적(Framework-Neutral) 윤리 기준수립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ESG 정보공시 기준의 기본원칙(Fundamental Principles)이 아닌 공인회계사 윤리기준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공시 및 인증을 담당하는 인력이 어떤 공시기준을 활용하더라도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다만 국제 기준과의 상호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제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ISSB)와 IAASB의 참조해 윤리기준이 개정됐다.
재계, 지속가능성 공시 분야에 대한 윤리 및 독립성 기준 환영…
공시에 대한 신뢰도 높일 것
국제 재무회계기구들은 지속가능성 공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글로벌 차원의 윤리 및 독립성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례로, 기후관련 재무공개 태스크포스(TCFD)를 수립한 재무안정위원회(FSB)는 ‘2023 기후공시 경과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 공시에 대한 글로벌 윤리, 감사, 독립성 기준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IAASB와 IESBA의 역할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때문에 재계는 IESBA의 윤리 기준 수립을 환영하고 있다.
특히 IESSA 기준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주장에 대한 검증 (그린워싱), 기업의 온실가스배출 감축 행동에 대한 인증, 이해관계자 상충 파악 및 완화에 대한 구체적 행동지침이 포함됐기 때문에 실무 차원에서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의장 폴 세르베(Jean-Paul Servais) 의장은 “투자자, 인증기관, 회계사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해 수립된 글로벌 지속가능성 윤리기준은 환영할 일”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 공시가 다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크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또한 IESBA 의장 가브리엘라 피게레이두 디아스(Gabriela Figueiredo Dias)는 “지속가능성 공시에서 그린워싱이나 정보왜곡과 같은 행위는 공시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 보다는 비윤리적 행위가 근본적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시인이나 검증인이 무엇을 보고하고 검증할지 모른다기보다는 이해관계자 상충, 독립성, 윤리원칙 등에 대한 명확한 선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신뢰도 이슈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번에 발표한 기준이 지속가능성 공시시장에 윤리적 기준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칼럼】 ESG평가점수가 높은 기업의 ESG성과가 더 좋을까?
- ISSB, EU건전성 규제 등 주요 법안 및 규제, 기후 소송 리스크 포착 못해
- ESG평가 관심 올해도 높아…SK와 KCC글라스의 ESG평가 대응 비결은?
- EFRAG, 중소기업 EU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 냈다
- ‘자연 자본’ 공시 본격화… 글로벌 320개 기업 TNFD 채택
- 독일 대표 인증기관 TÜV Nord Group, 원자재 ESG 인증 제도 세계 최초로 출시
- 대한상의, 더 커진 그린워싱 리스크…세 가지 솔루션 제시
- SFDR 개정안 도입 올해 넘기나... 유럽 금융연합, 집행위에 채택 연기 촉구
- 중국, ESG 의무공시 지침 발표…스코프3 배출량 보고도 포함
- EU, 그린워싱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표준 통과되나
- ESG공시 기준 낸 IFRS재단, 이방실 SK하이닉스 부사장 자문평의회 위원에 선임
- ISS, 안티ESG 피하는 지속가능투자법 제시
- 캐나다 최초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발표
- 국내 ESG공시 인증제도 어떻게 이뤄질까…자격제도와 독립성 확보가 관건
- 프랑스-독일 자문기구 SDFR 개정에 대한 공동 입장 발표
- 회계사 교육에도 ESG 바람…국제회계사연맹(IFAC), 교육기준 대대적 개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