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파워의 돛을 단 화물선. 돛의 모양이 마치 굴뚝처럼 보인다. / 홈페이지
 노스파워의 돛을 단 화물선. 돛의 모양이 마치 굴뚝처럼 보인다. / 홈페이지

UN무역개발위원회(UNCTD)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해운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며 불과 10년 만에 배출량이 20%나 증가했다. UNCTD는 전 세계 선박의 거의 99%가 여전히 재래식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운항 중인 화물선은 약 6만 척으로, 대체 연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21%가 대체연료용으로 설계되면서 미래는 다소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물선의 일반적인 수명은 20~30년이므로 탈탄소화는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리플펀딧은 12일(현지 시각) 해운산업을 탈탄소화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1. 최첨단 돛과 최적 경로 시스템 활용

최근 첨단기술로 설계한 돛을 다는 화물선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연료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지만 경주용 요트, 모터스포츠 및 항공기에서 배운 공기역학 기술을 활용하여 연료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과거에 사용하던 돛과 전혀 다르게 생겼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오션버드(Oceanbird)와 영국 스타트업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스(Green Energy Technologies)는 길고 높은 굴뚝과 유사한 선박용 견고한 돛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핀란드의 노스파워(Norsepower)의 돛도 특이하다. 노스파워의 돛은 마치 굴뚝처럼 생겼다. 이 둥근 튜브가 회전하면서 옆에서 가해지는 바람의 힘을 이용해서 항해한다.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라는 힘을 이용한 돛이다. 지금까지 노스파워의 돛을 사용한 화물선들은 보통 8%의 연료 절감 효과와 상당한 배출량 감소 효과를 봤다.

일례로 일본의 스미모토(Sumimoto) 상사가 소유한 유조선이 암스테르담과 뉴욕시 사이의 대서양을 횡단하는 데 연료를 크게 절약했다. 노스파워의 돛 덕분에 연료 사용량의 16%를 줄이고 노스파워가 제공하는 경로 최적화 시스템을 통해 12%를 추가로 절감하여 총 28%의 연료를 아낄 수 있었다.

#2. 화물선의 탄소 배출량 95% 포집 

시바운드(Seabound)는 화물선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95%를 포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배기가스를 산화칼슘 자갈에 노출시켜 탄산칼슘 형태로 만들어 탄소를 저장한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페인트, 분필, 종이 및 플라스틱 등의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일반적인 산업 화학물질인 산화칼슘으로 다시 변환될 수 있다.

시바운드는 최근 3200개 이상의 표준 컨테이너를 수용할 수 있는 약 240미터 길이의 화물선에서 2개월간의 테스트를 완료했다. 실제 파일럿 프로젝트는 78%의 탄소 포집 효율을 달성했다.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 외에도 2025년에 이 기술을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로 전 세계 해운업계의 투자자와 협력하고 있다.

#3.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으로 에너지 효율성 증대

화물선의 소재와 디자인을 개선해서 연료 효율도 높이고 배출량도 줄이는 방식도 소개됐다. 화물선의 상부구조가 주변경 대상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조선사 제네럴 다이나믹스 나스코(General Dynamics NASSCO)는 2017년부터 선박의 상부 구조물을 무거운 강철판에서 경량의 초박판으로 전환하는 복잡한 작업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갑판용 경량 플라스틱 복합 샌드위치 패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선박이 바닷물을 통과할 때 마찰을 줄여 연료 소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도록 선체를 설계하는 방식도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2월 글로벌 해운 회사인 스톨트 탱커스(Stolt Tankers)는 스톨트 로터스(Stolt Lotus) 선박의 선체에 세계 최초로 새로운 그래핀 코팅을 적용하여 5~7%의 연료 절감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4. 미래의 태양광 선박

태양광 패널은 선박에 설치하고 싶어도 충분한 갑판 공간이 부족해서 문제였다. 그러나, 미국 스타트업 볼틱 시핑(Voltic Shipping)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태양광 패널을 위한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는 바지선을 개발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사 시스템을 화물선에 적용하여 100% 태양 에너지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갑판 공간을 최대화하기 위해 볼틱 시핑의 태양전지는 갑판 위의 접이식 및 확장 가능한 랙(rack)에 배열되어 아래쪽에 화물을 넣을 수 있다. 바지선이 바다에서 이동하는 동안 랙은 갑판 공간을 훨씬 넘어 확장될 수 있어 태양광 패널에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크게 늘어난다. 랙은 좁은 공간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고 조종할 수 있도록 아코디언 모양으로 접힌다.

개발과 테스트에는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태양광 기반 바지선의 단기 목표는 달성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크롤리(Crowley)는 태양광 설비를 갖춘 바지선의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전기 예인선을 출시했다. 중국과 터키 조선사들도 전기 예인선을 도입했다.

#5. 미래의 해상 에너지 저장 시스템

높은 배터리 가격은 선박 전동화의 걸림돌이다. 그러나 볼틱 시핑의 태양광 솔루션은 바다에 에너지 저장시설을 설치하여 해상에서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에너지 저장 비용의 하락 추세도 선박 전기화 움직임을 촉진하고 있다. 

에너지 저장에 관한 미국 에너지부 워크숍 참가자들은 전기화가 탄소기반 연료에 비해 배출량을 줄이는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2022년 보고서로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직접 전기화의 장점은 배터리 성능 향상과 함께 배터리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비용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와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연구원들은 "선박 전기화에 대한 과거 연구는 배터리 비용, 에너지 밀도 값 및 사용 가능한 선내 공간에 대한 낡은 가정에 의존해 왔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우리는 전 세계 컨테이너선 교통량의 40% 이상을 전기화하고 미국 선박의 배출량을 14% 줄이며 대기 오염이 해안 지역 사회에 미치는 건강 영향을 완화하는 향후 10년 이내에 컨테이너선의 배터리 전기화 경로를 설명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저작권자 © 임팩트온(Impact O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