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에 따르면 교역품의 약 90%가 물을 통해 운송된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해상 교역은 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50년까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해운업계가 기후 변화로 인해 연간 100억달러(약 13조5300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NBC는 극심한 더위와 가뭄, 열대성 폭풍, 홍수,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 변화가 해운업계에 손실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 EDF)의 의뢰를 받고, 비영리단체인 RTI 인터내셔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항구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피해와 무역 중단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없다면, 기후 변화에 따른 영향은 2050년까지 연간 최대 100억달러, 2100년까지 매년 해운 산업에 연간 최대 250억달러(약 33조825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8월, 독일 라인강의 수심이 계속 낮아지면서 폐쇄 위기에 처한 적이 있고, 같은 해 미국 미시시피강은 가뭄으로 인해 강의 수위가 기록적으로 낮아지면서 농산물 운송이 중단돼 약 10억달러(약 1조 353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2021년 10월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이라 불리는 보기 드문 기상 현상이 발생하면서 109개의 컨테이너를 분실하는 일도 있었다.
거대 물류 회사 머스크(Maersk)의 북미 지역 사장인 나린 폴(Narin Phol)은 "우리는 기후 변화가 해운 산업과 소비자 전반에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실히 목격하고 있다"라고 CNBC에 말했다.
이어 폴은 "기후 영향으로 인해 항구에 화물을 하역할 수 없게 되면 공급망부터 업스트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9월 머스크는 기존 선박보다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친환경 메탄올로 구동되는 최초의 컨테이너선을 공개한 바 있다. 로라(Laura)라는 이름의 이 선박은 한국의 현대중공업(HHI)이 제작하고 이중 연료 엔진을 장착했다. 머스크는 친환경 메탄올을 이용하는 선박을 24척 더 수주했지만 아직 연료의 가격은 높고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 선박 엔진 과점 기업인 바르질라(Wartsila)의 CEO 하칸 아네발(Hakan Agnevall)은 ″비록 새로운 연료를 위한 엔진을 준비했더라도, 녹색 연료가 생산되어야 한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이지만 충분하지 않다.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로 한국 조선업계 호황
한편, 국제해사기구(IMO),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강화로 액화천연가스, 친환경 메탄올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 수주가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해운협회 이철중 상무는 SBS에 LNG 추진선은 2028년까지 2.9배 증가하고 메탄올 추진선은 8.5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을 전했다.
현재 글로벌 메탄올 추진선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 조선업계 대부분이 메탄올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앞으로 이익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9월 HD현대중공업은 카타르에너지로부터 LNG 운반선 17척을 수주받았다.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최대 규모다. 그밖에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국내 조선 3사 모두 LNG 운반선을 수주받았다. 이로써 올해 글로벌 LNG 운반선 전체 발주량의 81%를 국내 기업이 차지하게 됐다.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추진선 수주도 활발하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HD현대는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Exmar)로부터 수주한 4만5000㎥급 중형 LPG 추진선 2척에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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