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펠러 재단이 세계 최빈국 72개국에 걸쳐 8700테라와트시(TWh)의 ‘녹색 전력 격차’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7일(현지 시각)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발전 및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생성해야 하는 재생 가능 에너지 용량을 추정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카리브해, 중동 지역 등의 72개국을 분석한 결과, 2050년까지 이들 국가에 연간 8700TWh의 청정에너지 생산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빈곤국, 탄소 예산 207GT…2050년까지 연간 8700TWh의 청정에너지 생산 구축해야
이 보고서에서 록펠러 재단은 193개의 UN 회원국을 세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첫 번째는 세계은행에서 고소득 국가로 정의한 55개의 ‘선진 경제국’이며, 두 번째는 72개 ‘에너지 빈곤국’, 그리고 두 범주 사이에 속하는 66개의 ‘신흥 경제국’이다.
신흥 경제국은 지난 50년 동안 연간 소비량이 거의 4000kWh 증가한 반면, 에너지 빈곤국은 500kWh만 증가했다.
녹색 전력 격차는 세계가 온도를 1.75°C 이하로 유지하면서 인구 증가와 발전 목표를 감안해 배출할 수 있는 탄소량을 고려해 계산됐다. 이 시나리오는 선진 경제국과 신흥 경제국이 각각 2050년과 2060년에 넷제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1.75°C 목표는 에너지 빈곤국의 탄소 예산을 207기가톤(GT)으로 제한한다. 207GT은 미국 연간 배출량의 4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문제는 미국 인구의 10배가 넘는 38억명의 인구에 할당된 탄소 예산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에너지 빈곤국의 인구는 2050년 53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찌 됐든 207GT은 에너지 빈곤국이 화석 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한도 내에서 2050년까지 연간 8700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
에너지 빈곤국이 전력 개발 시 따라야 할 4가지 친환경 경로 제시
보고서는 에너지 빈곤국이 전력 개발 과정에서 따라야 할 4가지 친환경 경로, 즉 ▲점진적인 전력 녹색화 ▲혼합 전력망 재생가능 발전 ▲분산형 태양광 저장 ▲분산형 재생가능 혼합 등을 제시했다.
점진적인 전력망 녹색화(Gradual Grid Greening)는 발전된 그리드와 상당한 중앙 집중식 화석 연료 발전 자산을 보유한 인도와 같은 국가에 적합하다. 이들 국가에 시급한 문제는 어떻게 하면 더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많은 선진국이 해결하고 있는 문제와 동일하다.
혼합 전력망 재생가능 발전(Mixed Grid Renewable Evolution) 재생 가능한 발전과 저장 솔루션을 중심으로 전력 시스템을 구축, 화석연료 발전소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우회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의 고착화를 방지하는 경로다. 전력망과 발전 용량은 제한적이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나이지리아와 같은 국가에 적합하다.
분산형 태양광 저장(Decentralized Solar Storage)은 훌륭한 태양광 자원을 보유하지만, 전력망 개발과 다른 재생 가능 자원 접근이 제한된 부르키나파소와 같은 국가에 적합한 방법이다.
분산형 재생가능 혼합(Decentralized Renewable Mix)은 제한된 전력망과 발전 자산을 보유하지만 태양광 뿐만 아니라 소형 수력 발전소를 포함한 다양한 고품질 재생 가능 자원을 보유한 콩고민주공화국(DRC)과 같은 국가에 적합한 경로다.
세계은행, 아프리카 3억명 전기 제공 프로그램 ‘미션 300’ 내년 1월 공식 출범
최빈국 국민들은 현재 연간 1000킬로와트시(kWh) 이하의 전기를 사용한다. 이는 평균 미국인의 소비량의 11분의 1에 해당하지만,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가 이미 반세기 전에 신흥 경제국들이 시작했던 경로를 따르고 있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록펠러 재단의 회장인 라지브 J. 샤(Rajiv J. Shah) 박사는 "역사는 사람들이 기후 결과에 상관없이 기회를 추구할 것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38억명의 사람들이 삶과 생계를 향상할 수 있도록 충분한 청정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솔루션을 확장하고 필요한 자본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샤 회장은 "이들 국가가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1.75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재정 여력이 없는 지역의 녹색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고레버리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록펠러 재단은 이번 연구에서 녹색 전환을 위해 필요한 자금의 양을 추정하지 않았으며, 이는 향후 연구에서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은행이 4월에 발표한 2030년까지 아프리카 주민 최소 3억명에게 전기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 ‘미션 300’의 내년 1월 공식적인 출범을 앞두고 발표됐다. 샤 회장은 미디어 콜에서 세계은행이 이 프로그램에 250억달러(약 34조원)의 융자 금융을 할당할 예정이며, 아프리카개발은행에서 추가로 50억달러(약 7조원)가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약 6억 명의 아프리카 주민이 전기가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대 에너지 최소한도(Modern Energy Minimum, MEM)인 1인당 연평균 에너지 사용량 1000kWh를 미달하는 68개국과 MEM 기준은 초과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인구가 MEM 이하에서 생활하는 4개국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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