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해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을 만들어내는 MOF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아토코 홈페이지 
기후 변화로 인해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을 만들어내는 MOF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아토코 홈페이지 

지난 10월, 세계자연기금(WWF)는 물 위기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식량 안보, 복지, 환경에 연간 58조달러(약 7경원)에 달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WWF 보고서는 특히 물 부족 현상에 주목하며 2050년까지 약 46%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물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기후 변화로 인해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을 만들어내는 MOF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속유기골격(metal-organic framework, MOF)이라고 하는 이 기술은 전기 없이 태양광으로도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여러 스타트업이 대기 중의 물 수확을 위해 MOF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타트업 아토코(Atoco)는 MOF의 선구자 격인 회사 중 하나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화학 교수이자 2021년에 아토코를 설립한 오마르 야기(Omar Yaghi)는 “이 기술은 탄소 발자국과 습도 수준에 관계없이 연중 언제 어디서나 공기에서 물을 수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8월, 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송우철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곳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휴대용 물 수확기의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한 바 있다.

수확기는 밤에 대기로부터 물 분자를 흡착했고 낮에는 태양이 수확기를 데우고 응축기가 수증기를 액체화하면서 물 분자를 방출했다.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23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논문을 발표하고 지표면의 최고 온도가 60도에 달하고 야간 평균 습도가 14%인 상황에서 MOF 수확기 1kg당 하루에 4온스(약 118mL)에서 7온스(약 207mL)의 물을 생산해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사람의 일상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지만 이 기술이 극한 환경에서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후 아토코는 하루에 수천 리터의 물을 생산할 수 있는 본격적인 상업용 버전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주거용 에어컨 크기의 장치로 집에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토코는 MOF를 대량으로 만드는 데 드는 가격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지만, 시카고 대학의 화학 및 분자 공학 교수이자 야기 교수와 협업한 경험이 있는 라우라 갈리아르디(Laura Gagliardi)에 따르면 리터당 1센트(약 13원) 이하로 물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에서 주목하는 MOF 기술

에어줄에서 제작한 MOF 대기 수확기의 모습/ 에어줄 홈페이지 
에어줄에서 제작한 MOF 대기 수확기의 모습/ 에어줄 홈페이지 

지난 2020년에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제너럴 일렉트릭(이하 GE)에 1400만달러(약 191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군대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MOF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GE는 야기와 갈리아르디 교수를 영입하여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과 작업을 맡겼다.

"GE가 현재 국방고등연구계획국에 납품한 전기 기기는 단 2kg의 MOF를 사용해 하루에 22리터의 물을 공급한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매우 유망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갈리아르디 교수는 말했다.

지난 3월, GE의 에너지 사업에서 분사한 GE베로나(GE Verona)는 스타트업 몬타나 테크놀로지스(Montana Technologies)와 합작 투자 기업인 에어줄(AirJoule) 유한회사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에어줄은 증발 냉각을 통해 에너지 효율적인 에어컨을 제공하는 MOF 대기 수확기를 개발했다. 에어줄의 혁신 중 하나는 MOF가 H2O 분자를 흡착하여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응축하고 추출하는 것이다. 독점적인 진공 압축기와 응축기는 수증기를 액체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몬타나 테크놀로지스의 최고경영자인 맷 조어(Matt Jore)는 에어줄의 대기 추출 기술에 대한 두 가지 큰 잠재 시장으로 미군과 데이터 센터를 꼽았다. 미군은 현재 원격 지역에 배치된 병력에게 물을 수송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급속히 확장 중인 데이터 센터도 여기에 해당한다. 데이터 센터는 냉각을 위해 엄청난 양의 물과 전기를 소비되면서 주변 지역에 극심한 가뭄과 물부족 현상을 일으켜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조어 CEO는 "물 소비로 인해 데이터 센터가 설립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라고 말했다.

조어는 자사가 사용하는 MOF의 비용이 킬로그램당 5000달러(약 683만원)에서 킬로그램당 50달러(약 7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기계의 사전 생산 모델을 구축했으며 2025년에 에어컨 시장을 위해 장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에어줄이 미군과 데이터센터와 같은 특정 산업을 잠재 고객으로 보는 반면, 아토코는 더 큰 시장을 생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아토코의 CEO 사메르 타하(Samer Taha)는 "일관되고 안정적이며 순수한 물 공급을 원하는 사람, 정부에서 공급하는 물에 의존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타깃”이라고 말을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