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바이오 연료 혼합 의무를 강화한다. 가솔린 소비가 최대 11%까지 감소하여 국영 정유사 페트로브라스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의회의 최종 단계에 접어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미래의 연료(Fuel of The Future)’ 법안이 바이오 연료에 대한 의무를 확대하며 브라질의 풍부한 작물을 활용한 에너지 전환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에탄올 비율 35%, 바이오디젤 비율 20%로 높여
브라질은 이미 바이오 연료의 대규모 소비국으로, 에탄올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는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각) 상원을 통과하고 하원으로 다시 돌아온 ‘미래의 연료’ 법안은 일반 가솔린에 혼합할 수 있는 에탄올 비율을 현재 27.5%에서 최대 35%까지 늘려 바이오 연료 수요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 업체 다타그로(Datagro)은 30% 혼합 비율이 연간 13억리터의 에탄올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브라질의 올해 에탄올 총생산량의 약 4%에 해당한다.
이번 법안은 최근 에탄올 수요 감소로 인해 이익이 타격을 받은 라이젠(Raizen)과 상마르치뉴(Sao Martinho)와 같은 사탕수수 제당업체들에 반가운 소식이다. 다타그로(Datagro)의 플리니오 나스타리(Plinio Nastari) 회장은 “제당업체들이 에탄올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계속 투자할 수 있는 법적 확실성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에탄올에 대한 정부의 추진은 옥수수 기반 바이오연료에 대한 투자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브라질 에탄올협회(Unem)는 2034년까지 총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은 또한 일반 디젤에 혼합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 비율을 향후 6년 동안 14%에서 20%로 높일 계획이다. 카길(Cargill)과 같은 대두 가공업체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카길은 브라질에서 가장 큰 바이오디젤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3곳의 대두 분쇄와 바이오디젤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브라질의 주요 작물인 대두와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바이오 연료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브라질 식물성유지산업협회(Abiove)에 따르면, 2035년까지 신규 바이오디젤과 대두 분쇄 공장 등에서는 브라질에서 가공되는 대두 양이 거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가솔린 소비 최대 11%까지 감소
국영 정유사 페트로브라스의 친환경 투자 계획 필요성 높아져
브라질 에너지 컨설팅 기관인 브라질 인프라센터(Brazilian Center for Infrastructure)의 이사인 아드리아노 피레스(Adriano Pires)는 “이 법안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페트로브라스이며, 가솔린, 디젤, 천연가스 등 3가지 주요 연료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은 국영 정유사 페트로브라스의 친환경 투자 계획 필요성을 높였다. 스톤엑스 그룹(StoneX Group)의 시장 분석가 이사벨라 가르시아(Isabela Garcia)에 따르면, 에탄올 혼합 비율이 증가하면 가솔린 소비는 최대 11%까지 감소할 수 있다.
페트로브라스가 개발한 ‘디젤 R’이 이번 법안에서 의무 친환경 디젤 혼합물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페트로브라스에 어려움으로 남았다. 디젤 R은 화석 연료와 동물성 또는 식물성 기름을 함께 처리하여 만들어지는데, 이를 법안에 포함하려는 시도는 의원 수의 약 60%를 차지하는 브라질 농업계 의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페트로브라스는 사탕수수 에탄올을 사용하여 화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석유화학업체인 브라스켐(Braskem)과의 테스트를 완료했고, 무바달라 캐피탈(Mubadala Capita)과 바이오 정제소를 포함한 파트너십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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