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워싱 사전 통지서 받았지만…“그런 적 없다” 혐의 부인
- 꼬리 잡힌 위즈덤트리…그린워싱 분별할 절차 없어도 문제

미국의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WisdomTree)가 그린워싱 혐의로 400만달러(55억원)의 민사상 과징금을 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성명에서 21일(현지시각) 위즈덤트리가 운용하는 3개의 펀드를 ESG 투자 전략이 있는 것으로 오도한 혐의로 벌금을 부과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올해 그린워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에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자발적탄소시장과 관련해 13억원 벌금을 내린 첫 강제조치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그린워싱 사전 통지서 받았지만…“그런 적 없다” 혐의 부인

문제가 된 펀드는 '미국', '신흥 시장', '국제' 관련 ESG 전략에 초점을 맞췄으나 투자자의 관심 부족과 제한된 성장 전망으로 인해 지난 2월 상장 폐지됐다. 상폐 당시의 자산 총액은 1억1900만달러(약 1642억원)였다.

위즈덤트리는 지난 8월 SEC로부터 해당 펀드가 제시한 ESG 관련 투자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다. 웰스 노티스는 증권거래위원회가 불법 금융거래 등에 개입한 혐의가 있는 기업에 소송 제기에 앞서 해명의 기회를 주는 사전 통지서다.  

조나단 스타인버그 위즈덤트리 CEO는 웰스 노티스를 받고 “관계된 모든 법률과 규정을 계속 준수해 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위즈덤트리는 당시 해당 펀드가 화석연료나 담배 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조나단 스타인버그 위즈덤트리 CEO/위즈덤트리 웹페이지

 

꼬리 잡힌 위즈덤트리…그린워싱 분별할 절차 없어도 문제

SEC는 스타인버그 CEO의 주장이 그린워싱임을 드러내는 증거를 잡았다. 

증권거래위는 2020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위즈덤트리가 운용하는 3개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석탄 채굴과 운송, 천연가스 추출 및 유통, 담배 제품 소매 판매에 관여하는 회사에 투자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린워싱을 분별하기 위한 절차나 노력이 없는 점도 지적됐다. SEC는 위즈덤트리가 앞서 언급한 산업에 관련된 기업을 선별하지 않은 제3자 데이터 공급업체의 기업을 사용했으며, 이런 기업을 배제하기 위한 정책과 절차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SEC 산제이 와드와 집행국장 대행은 “연방 증권법은 투자자의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간단한 명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투자자가 특정 활동에 연루된 기업에 투자하거나 투자를 자제한다는 특정 기준을 따른다고 표명하면, 해당 기준을 준수하고 제한이나 예외 사항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즈덤트리는 공시된 내용에 근거해 투자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투자 유형에 투자한 게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위즈덤트리는 SEC의 조사 결과를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입장을 내지 않고 과징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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