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유동성 규제 완화 가능성
- 암호화폐, 디지털 자산 친화적 인사 등용될 듯
- Fed 의장, 부의장은 현행법상 교체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금융 규제기관을 대대적인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주요 금융 부처들의 인사를 물갈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음은 부처별 개편 시나리오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는 미국의 증권 시장을 감독하고 규제하는 기관으로,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 환경 유지를 목표로 한다. SEC는 정치권에서 임명한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현재는 민주당 3명, 공화당 2명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이다.
문제는 민주당 소속 게리 게슬러(Gary Gensler) 의장이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에 맞춰 조기 사임할 것이라는 데 있다. 게슬러 의장의 본래 임기는 2026년까지다.
로이터는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소속 위원인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또는 마크 우예다(Mark Uyeda)를 임시 의장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SEC의 다른 민주당 위원 하이메 리사라가(Jaime Lizarraga)도 1월 사임을 앞두고 있어, 트럼프 취임 직후 SEC는 완전한 공화당 주도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는 암호화폐 정책 등 기타 금융규제의 본격적인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CFTC는 미국 파생상품 시장 규제 기관으로, 시장감시, 투자자 보호, 상품거래법에 따른 규칙 제정, 상품거래법 위반 사례 조사 및 기소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SEC와 같이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한다.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면 전통적으로 사임하는 만큼, 현재 민주당 소속 로스틴 베넘(Rostin Behnam) 위원장도 트럼프 취임 시 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는 공화당 소속 위원인 서머 머싱거(Summer Mersinger) 또는 캐롤라인 팜(Caroline Pham) 중 한 명을 임시 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머 머싱거는 농업 생산자들이 에너지 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 에너지 부문의 리스크 관리와 가격 안정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캐롤라인 팜은 금융 기술(FinTech) 관련 정책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 시장 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CFPB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 사태 이후 설립된 기관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연방정부 기관이다.
로이터는 2020년 대법원 판결로 미국 대통령은 CFPB을 임의로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현재 민주당 소속 로힛 초프라(Rohit Chopra) CFPB 국장을 해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단 새로운 국장을 정식 임명하기 위해서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초프라 국장은 2021년 9월 취임 이후 빅테크 기업의 금융 서비스 감독을 강화하고 은행 수수료 구조를 개선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에 주력해왔다.
통화감독청(OCC)
OCC는 미국 내 은행 규제를 총괄하는 연방 기관으로, 트럼프는 현 감독관 대행 마이클 수(Michael Hsu)를 즉각 교체할 수 있다. 로이터는 상원이 정식 감독관을 임명할 때까지 수 년 동안 트럼프가 지정한 인사가 OCC을 운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수 감독관 대행은 디지털 전환 등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프레임워크의 개선,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 관리를 위한 지침 개발 등 지속가능한 금융 정책을 전개해왔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FDIC는 은행 예금 보호를 주 목적으로 하는 목표로 하는 연방 기관으로, 파산 은행 관리, 소비자 보호, 뱅크런 방지 등 금융 시스템 안정성 확보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SEC와 마찬가지로 정치권에서 임명한 5명의 이사회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는 민주당이 다수(3명)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트럼프 취임에 맞춰 FDIC 의장 마틴 그루엔버그(Martin Gruenberg)가 1월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공화당 우세로 재편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부의장인 트래비스 힐(Travis Hill)이 임시 의장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CFPB, OCC 등의 수장 교체로 은행 규제 및 예금보험 규정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 금융감독 부의장
Fed는 의장, 부의장, 이사회로 구성돼 있다. 의장은 Fed의 전반적인 운영과 정책 방향을 총괄하고 금리 조정, 양적 완화 등 통화 정책의 결정 및 시행을 담당한다. 부의장은 주로 은행 및 금육기관의 규제 및 감독을 총괄하며 주요 금융 규제 정책 수립 및 시행을 담당한다. 현재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이며, 마이클 바(Michael Bar) 부의장의 임기는 2026년 7월까지다.
로이터는 정당한 사유 없이는 대통령도 Fed 의장, 부의장, 이사들을 해임할 수 없으며, 바 부의장 또한 정해진 임기 동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의회에 표명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바 부의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주요 은행들의 자본금 요건을 기존 대비 19% 상향 조정하는 안을 제시하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건전성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다만 자본금 요건은 은행권의 반발을 수용해 9%로 초안보다 대폭 축소됐다.
트럼프 인수위는 바 부의장을 금융감독 역할에서 강등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것이 법적으로 정당한 지는 불분명하다.
로이터는 트럼프 인수위가 FDIC, OCC의 지도부를 교체함으로써 미국 금융 규제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Fed의 규제 강화 기조를 저지시킬 수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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