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0억달러, 일본은 6억달러 보증을 제공
-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는 자본 증대 없이 대출 여력 늘릴 수 있어
- ADB, 다른 국가들도 뒤따라줄 것 기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미국과 일본의 세계 최초 주권 보증 지원에 힘입어 최대 72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기후 관련 대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이번 조치는 기존 대출의 위험을 인수하겠다는 미국과 일본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기후 금융에서 주권 보증이 사용되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10억달러, 일본은 6억달러 보증을 제공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는 자본 증대 없이 대출 여력 늘릴 수 있어
ADB의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ADB가 보유한 기존 대출 중 최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일본은 6억달러(8400억원)의 보증을 제공하여 ADB가 기후 관련 프로젝트에 더 많은 자금을 대출할 수 있도록 한다. ADB는 2019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10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기후 금융 대출 목표를 설정한 바 있으며, 2023년에는 98억달러(약 13조7000억원)를 대출했다.
이번 모델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는 자본 증대 대신 주권 보증 방식을 활용하는 점이 핵심이다. ADB의 파트너 펀드 이사인 제이콥 소렌센(Jacob Sorensen)은 “이번 구조는 다자개발은행(MDB)이 자본 확충 없이 대출 여력을 늘릴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ADB 대변인은 이러한 거래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보증에 의해 확보된 추가 대출은 향후 5년간 집행될 예정이며, 보증 자체의 기간은 25년으로 설정되었다고 ADB는 밝혔다.
이번 사례는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9)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개발은행들도 참고할 만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OP29는 이번 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며 기후 금융 확대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기후 협상가들은 지난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어 미국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예고한 것이 COP29 초반 분위기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유럽과 중국에 강력한 협상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ADB, 서방 국가들과 3년에 걸쳐 이번 보증 거래를 개발…다른 국가들도 뒤따라줄 것 기대
소렌센은 이번 대출 모델의 첫 수혜자는 파키스탄의 요리용 기름을 활용해 지속가능 항공 연료(SAF)를 생산하는 프로젝트가 선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9000만달러(약 1260억원) 중 절반을 ADB의 지원 프로그램에서 대출받는다.
ADB는 서방 국가들과 함께 3년에 걸쳐 이번 보증 거래를 개발했으며, 다른 국가들이 뒤따라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ADB는 세계은행, 미주개발은행, 유럽투자은행과도 경험을 공유해왔다. 소렌센은 "우리는 다수의 다른 MDB들과 폭넓게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기후 금융을 위한 주권 보증으로는 처음이지만, 과거에도 교육 등 다른 분야에서는 주권 보증이 사용된 바 있다.
한편, 세계은행도 기후 프로젝트를 위한 제3자 투자를 보증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세계은행은 이러한 보증을 총괄하는 플랫폼을 출범하여 각 조직의 다양한 분과에서 대출과 투자를 위한 보증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악셀 반 트로센버그(Axel van Trotsenburg) 수석 전무이사는 "2023년에는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보증을 제공했다. 2030년까지 매년 두 배씩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선진국들은 기후 재원 마련에 있어 선진국의 기부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개발은행과 민간 투자자들이 함께 충당하는 방안을 COP29에서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기상 현상과 재해의 위협이 커짐에 따라 개발도상국들은 청정 에너지 전환과 더 따뜻한 지구에 대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간 2조달러(약 2800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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