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민 생존권 보호 8만건 의견수렴...시추 금지 특별구역 지정
- 석유기업들, 막판 규제 반발…즉시 철회 요구

바이든 행정부가 퇴임을 며칠 앞두고 알래스카 국립석유보호구역(NPR-A)의 석유 시추를 제한하는 강력한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내무부는 16일(현지시각) 300만에이커(약 1만2140㎢) 이상의 새로운 '특별구역'을 지정하여, 이 지역에서의 석유 시추와 인프라 개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대통령의 석유 시추 금지 조처에 더해진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지역은 약 87억배럴의 채굴 가능한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순록과 회색곰, 철새들의 중요한 서식지이자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수렵과 어로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원주민 생존권 보호 8만 건 의견수렴...시추 금지 특별구역 지정

내무부는 지난 7월 NPR-A 내 추가 보호가 필요한 지역과 자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약 8만 건의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로라 대니얼-데이비스 내무부 장관 대행은 "이 지역의 물고기와 야생동물은 수천 년 동안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식량이었다"며 보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무부는 특별구역 내 도로, 기반 시설, 항공기 관련 활동을 제한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알래스카 토지관리국(BLM)은 제안된 활동이 지역 원주민의 생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문서화하고, 보호를 최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즉시 시행하여 해당 지역이 보호 대상으로 지정되는 동안에도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결정이 트럼프 당선인의 석유 시추 확대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조치들을 무시하거나 폐기할 수 있지만, 이는 연방법원의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무부가 공개한 보고서와 각서는 이러한 보호 조치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석유기업들, 막판 규제 반발…즉시 철회 요구

이번 조치는 NPR-A에 이해관계를 가진 코노코필립스, 산토스, 렙솔, 암스트롱 오일 & 가스 등 정유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안된 특별구역은 코노코필립스와 산토스가 보유한 임대 지역과 중첩된다.

특히 이번 보호구역은 코노코필립스의 6억배럴 규모의 윌로우 유전 개발 프로젝트 주변을 도넛 형태로 둘러싸게 된다. 

코노코필립스 알래스카는 성명을 통해 "퇴임을 앞둔 행정부가 막판에 이런 조처들을 강행하고 있다"라며 “이 규정은 불법이고,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알래스카 윌로우 프로젝트가 알래스카주와 지역사회에 80억달러(약 11조원)에서 170억달러(약 24조원)의 새로운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코노코필립스
코노코필립스는 알래스카 윌로우 프로젝트가 알래스카주와 지역사회에 80억달러(약 11조원)에서 170억달러(약 24조원)의 새로운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코노코필립스

공화당에서도 바이든 정부의 이번 조처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주의 연방 상원의원인 리사 머코스키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연방법을 무시하고 NPR-A를 황무지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내무부 장관 지명자인 더그 버검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의 에너지 생산을 제한하면 환경 보호 장치가 더 적은 다른 국가에서 생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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