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를 앞두고 미국 주요 금융기관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프로그램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시티,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금융기관은 지난해 연말부터 은행 부문의 기후 연합인 넷제로 뱅킹 얼라이언스(NZBA)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7일(현지시각) '녹색금융을 위한 중앙은행·금융감독기구 간 글로벌 협의체인 녹색금융협의체(NGFS)'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기후 변화 이니셔티브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20일)을 앞두고 내려졌다.
바이든 임명자들도 찬성... 환경보다 통화 정책 강조
비즈니스타임즈에 따르면, 이번 탈퇴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 7명 중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마이클 바르(Michael Barr)와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는 기권했지만, 리사 쿡(Lisa Cook)과 필립 제퍼슨(Philip Jefferson)을 포함한 다른 바이든의 임명자들은 탈퇴에 찬성했다고 한다.
연방준비제도는 "NGFS에 참여한 것을 소중히 여기고 회원들과의 협력을 감사히 여기지만, 네트워크의 범위가 연방준비제도의 법적 의무가 적용되는 분야를 넘어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NGFS는 아직 연방준비제도의 탈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탈퇴 결정은 기후 정책이 규제 기관이 아닌 의회에서 주로 결정해야 한다는 보수적 주장의 영향을 받았다. 연방준비제도의 탈퇴는 기후 위험 관리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상당한 변화를 반영하며, 환경적 우려보다는 통화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전통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NGFS는 2017년 파리 정상회의에서 중앙은행과 감독자 간의 모범 사례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자발적 이니셔티브로 만들어졌으며, 금융 부문에서 기후 및 환경 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2020년에 NGFS에 가입해 160개 회원국과 함께 활동하며 금융 부문에서 환경적 요인 통합 논의에 참여해왔다.
탈퇴 결정이 지속 가능한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입지 좁힐 수도 있어
연준의 NGFS 탈퇴는 금융 부문 내 기후 위험 관리에 대한 미국의 입지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움직임이 금융 규제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는 세계적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NGFS에 속한 다른 국가들은 환경적 고려 사항을 통화 정책에 더욱 강력하게 통합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국이 지속 가능한 금융에 대한 세계적 논의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지구 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극심한 기상 현상이 빈번해짐에 따라 금융 기관들이 이러한 위험을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맥킨지 컨설팅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30년까지 총 2조5000억 달러(약 3625조 원)의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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