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마하라슈트라 스틸. (사진=마하라슈트라 스틸)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타깃 중 하나로 포스코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포스코 철강공장이 노동 이슈로 인한 현지 시위 때문에 10일 넘게 자동차업체 공급망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 단독보도에 따르면, 현지 정치인과 연계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현지 근로자에게 고용 우선권을 부여하고 ▲비정규직의 임금을 인상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직원과 차량의 공장 진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지역 정치인 찬드라셰카르 칸빌카르는 “회사가 18개 요구 중 최소 몇 개에 동의할 때까지 평화적으로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며 3월 2일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측은 지난 10일 주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공장의 철강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자동차 제조업체 생산이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측은 “이번 시위는 공급망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중요한 자동차 부품 및 부품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며 “포스코는 업계의 주요한 철강 공급사 중 하나임을 감안할 때, 인도 내 자동차 제조 활동은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SIAM은 “이번 사건은 투자하기 좋은 국가라는 인도의 이미지를 훼손할 것”이라며 중앙 정부에 긴급한 개입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로이터측은 밝혔다.

포스코 철강은 인도의 매출 1위 자동차회사인 스즈키 마루티(MRTI)를 비롯, 현대차, 기아, 타타모터스, 마힌드라&마힌드라(MAHM) 등에 철강 원료를 납품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인도 자동차 생산의 80%를 차지한다.

인도의 마하라슈트라주에서 글로벌 기업이 노동 이슈에 직면한 것은 최근 몇 주 사이에 두 번째다. 지난 1월에는 인도 철수를 밝힌 제널럴모터스(GM) 공장 폐쇄를 막으려는 주 정부와 GM과의 법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GM은 2020년 12월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이후 노조위원장이 “1700여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마하라슈트라주 정부는 공장 폐쇄를 위한 GM의 신청을 거절하는 등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미얀마 쿠데타 군부 자금줄로 곤혹, 미얀마포스코C&C

한편, 최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국제적인 이목이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회사 중 하나인 MEHL(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에 쏠린 가운데, ‘미얀마포스코C&C’ 또한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미얀마포스코C&C는 포스코강판이 출자한 회사로, 지분 30%를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가 소유하고 있다. MEHL은 1990년 설립 이후 광업, 맥주, 담배, 의류, 금융 등 주요 산업부문에 진출해 수익 배당금을 미얀마 군부에 제공하는 회사로, 1991년부터 20년간 180억 달러 가량이 배당금이며 이중 160억달러가 군부에 송금됐다는 것이 국제 앰네스티의 설명이다. 논란이 불거지지자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는 MEHL 등 미얀마 기업 4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다. 미얀마포스코C&C는 2020년 매출 314억 원, 순이익 20억 원을 기록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얀마 군부가 MEHL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MEHL과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비난했다. 일본 맥주업체 기린홀딩스와 함께 한국 기업으로는 포스코강판, 부동산 개발업체 이노그룹, 의류생산 수출업체 태평양물산 등이 꼽힌다. 미얀마포스코C&C는 이에 대해 “2017년 실적 배당 이후 MEHL에 배당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미얀마 철수를 선언하면서 미얀마포스코C&C의 입장도 곤란해지고 있다. 기린홀딩스도 5일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무력으로 국가 권력을 장악한 행동을 벌인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사태는 본사의 비즈니스 규범과 인권 방침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MEHL과의 합작사업을 더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싱가포르 담배회사 RMHS도 합작법인 지분매각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강판이 MEHL과의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시위가 계속 벌어지고 미얀마 노동조합연합이 총파업을 진행하는 등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이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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