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사모주식회사와 대출중개투자사가 미국 프락시보팅(대리투표) 자문(proxy advisor) 서비스 회사인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인수회사인 펠로톤 캐피털 매니지먼트(Peloton Capital Management)와 담보대출중개 기업 퍼스트 내셔널 파이낸셜 코퍼레이션(First National Financial Corp)의 CEO 스테판 스미스(Stephen Smith)는 글래스 루이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온타리오 연금 계획위원회 대변인은 “글래스 루이스의 스튜어드십이 전 세계적으로 좋은 거버넌스 관행과 건전한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온타리오 교사 연금 계획 위원회(Ontario Teachers’ Pension Plan Board)와 앨버타 투자 관리 회사(Alberta Investment Management)가 소유했던 회사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가 이뤄진 배경에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기업 연례회의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와 관련 이슈에 대해 자신들의 표를 어떻게 행사할 지 조언을 얻고자 프락시보팅 자문기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주주들의 표를 얻고자 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이사회 도전이 늘어나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인수는 독일 증권거래소가 글래스 루이스의 주요 경쟁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Inc)를 18억 달러(2조 25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이루어진 것이다. 2001년 이후 워버그 핀커스,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MSCI, 베스타 등 수 많은 소유주들을 거친 뒤 ESG와 스튜어드십 사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불과 3년 여 만에 2배 이상의 금액으로 ISS가 인수되었다.
퍼스트 내셔널 파이낸셜 코퍼레이션 CEO이자 온타리오 연금계획 및 투자사와 함께 설립한 듀오 은행(Duo Bank)의 공동소유자인 스테판 스미스(Stephen Smith)는 성명에서 "ISS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더 훌륭한 브랜드와 성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 시장 참여자들은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면서 ESG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글래스 루이스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전 세계적인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래스 루이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매년 3만 개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ESG 안건과 관련하여 대리 투표권에 대한 분석 및 권고사항을 제공하고 있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위원회는 2007년 중국 신화 파이낸스로부터 글래스 루이스를 4600만 달러(517억 5000만 원)에 구입했고 2013년 앨버타 투자사에 지분 20%를 매각했다. 이후 스튜어드십이 주요 의제로 부상하면서 글래스 루이스는 기관투자가들에게 연차총회에서 투표 행사 방법을 알려주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락시보팅 자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재 1300곳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는 세계 최대의 연금 계획, 뮤추얼 펀드, 총 자산 40조 원 이상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이 있다.
펠로톤 캐피털의 전략사업부 파트너 데브라 돕슨(Debra Dobson)은 “글래스 루이스의 핵심 가치인 '좋은 거버넌스를 통한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전념하기 위해 펠로톤과 퍼스트 내셔널이 함께 인수했다”며 "사모펀드와 함께 투자했지만 펠로톤 캐피탈이 글래스 루이스의 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래스 루이스는 증권 발행자들이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이번 계획을 통해 신규 시장으로 확장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