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철금속 전문기업 아우루비스(Aurubis AG)가 순환경제와 공급망 자립을 앞세운 미국 최초의 복합금속 재활용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로이터는 10일(현지시각), 아우루비스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약 8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해 복합금속 재활용 공장을 건설하고 이달 초부터 상업 운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번 가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스크랩 수입에 대한 관세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이뤄져, 정책 수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는 북미의 재활용 인프라 부족과 높은 수출 의존도를 지적하며, 이번 투자가 고철 내수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고 평가했다.

조지아주 리치먼드 카운티에 위치한 아우루비스 리치먼드 공장 / 아우루비스 홈페이지
조지아주 리치먼드 카운티에 위치한 아우루비스 리치먼드 공장 / 아우루비스 홈페이지

 

美 첫 복합금속 재활용 제련소 가동…트럼프 관세정책 수혜 기대

아우루비스는 2022년 6월 착공 이후 약 2년 만에 리치먼드 공장을 완공했다. 리치먼드 공장은 미국 내 첫 복합금속 재활용 제련소로, 전자기판과 구리 케이블 등 복합 금속 스크랩을 연간 최대 18만 톤까지 처리할 수 있으며, 약 7만 톤의 정제 금속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공장 가동은 미국의 구리 스크랩 수출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미국은 2024년 약 96만 톤의 구리 스크랩을 수출했으며, 이 중 41%는 중국, 11%는 캐나다, 10%는 태국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금속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구리 스크랩을 포함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토랄프 하그(Toralf Haag) 아우루비스 CEO는 “지금까지 북미에는 대규모 재활용 시설이 없었고, 대부분의 스크랩이 수출됐다”며 “이제는 미국 내에서 고부가가치 공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슐타이스(David Schultheis) 리치먼드 공장장은 “북미 복합금속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자, 오거스타 지역의 중요한 고용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경제와 순환경제 동시에...AI 데이터센터가 미래 수요처

리치먼드 공장은 23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오거스타 기술대학(Augusta Technical College)과 에이켄 기술대학(Aiken Technical College), 리치먼드 카운티 학교 시스템(Richmond County School System)과의 협약을 통해 장학금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단순 생산기지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아우루비스의 목표다.

공장은 미국 연방 및 주정부의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첨단 설비를 기반으로 가동되며, 아우루비스는 2050년 이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제조 등 저탄소 산업에 필수적인 금속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순환경제 전환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하그 CEO는 “앞으로 구리에 대한 수요는 AI 데이터센터에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구리는 기술 발전에 따라 3~5년마다 교체가 필요해, 재활용 자원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아우루비스는 이번 공장을 발판 삼아 미국 내 재활용 역량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