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의 두 번째 구조조정으로 4000억달러(약 571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인원 감축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서는 대출프로그램사무국(Loan Program Office, LPO)과 청정에너지실증국(Clean Energy Funding Office)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출프로그램 사무국 직원의 약 50%인 약 100명이 자발적 퇴직을 뜻하는 ‘바이 아웃(Buy out)’을 신청했으며, 여기에는 사무국 고위 간부 상당수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정에너지실증국의 경우 이미 지난 8일 폐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직원의 80%가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사안 관계자는 “현재 에너지부 직원 약 1만6000명 중 2700명 이상이 자발적 퇴직 제도에 지원했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이는 올해 초 진행된 1차 바이 아웃 제안에 응한 1300명보다 두 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이번 대규모 인력 감축은 일론 머스크가 올해 초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갈림길(Fork in the Road)’ 계획, 즉 ‘자발적 퇴직 제도’의 특징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이다. 국방부와 교통부를 포함한 여러 부처에서도 추가 인력 감축이 진행 중이다.
대출 미승인 프로젝트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
에너지부 산하 대출프로그램사무국(Loan Program Office)은 4000억달러의 대출 자금을 배정받아 600억달러(약 86조원) 이상의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지난 2010년 테슬라에게 지원된 4억6500만달러(약 6644억원) 규모의 대출도 LPO를 통해 이루어졌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포드(Ford)의 주요 배터리 공장 3곳의 건설을 위한 92억달러(약 13조1413억원)의 조건부 대출을 비롯해 리비안 오토모티브(Rivian Automotive Inc.)와 플러그 파워(Plug Power Inc.) 등의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승인했다. 그러나 아직 최종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조건부 지원 약정은 약 470억달러(약 67조1300억원)에 달한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에너지부 장관은 LPO의 프로그램을 원자력 에너지 프로젝트 등 트럼프 행정부가 선호하는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재조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미 에너지부는 팰리세이즈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을 위한 조건부 대출 보증 중 일부인 5700만달러(약 813억 5000만원)를 지급했다.
또한, 지난주 발표된 미국 석탄 산업 활성화 노력과 함께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석탄 발전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출프로그램사무국 소속이자 현재 투자 리서치 기업인 캡스톤 LLC(Capstone LLC)에 근무하는 케네디 니커슨(Kennedy Nickerson)은 "인재 유출은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부서로는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220억달러(약 31조4000억원) 규모의 연방 자금을 감독하는 전력망배치국(Grid Deployment Office)과 LED 전구 및 플러그인 전기 트럭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에너지효율재생에너지청(Office of Energy Efficiency and Renewable Energy)이 언급되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지난 3월, 에너지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조기 사직 프로그램은 정부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어렵지만 필수적인 노력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