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ate Impact Partners는 SBTi가 발표한 기업용 넷제로 기준 2.0 초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 ChatGPT 이미지 생성
Climate Impact Partners는 SBTi가 발표한 기업용 넷제로 기준 2.0 초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 ChatGPT 이미지 생성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지난 3월 발표한 '기업용 넷제로(CNZS) 2.0' 초안에 대해, 글로벌 인증기관인 '클라이밋 임팩트 파트너스(Climate Impact Partners, 이하 CIP)'가 실용성과 실행 가능성 확보를 주문하고 나섰다. 

ESG 전문매체 ESG 뉴스는 4일(현지시각) "CIP가 SBTi에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고, 과학적 엄격성과 현실적 유연성 간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SBTi는 오는 6월까지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토대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CIP, “SBTi의 역할 중대”…기업의 자발적 기후대응 유도 필요성 강조

CIP는 이번 의견서에서 “SBTi는 기업들의 과학적 기후 대응을 촉진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2050 넷제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기업들이 실질적 성과(impact)를 낼 수 있도록 보다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IP는 SBTi가 이번 초안에서 자칫 지나치게 규범적 잣대를 적용할 경우 기업들의 자발적 기후 대응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스코프3(공급망) 관리의 유연성 확보 ▲스코프3 감축 가이드라인 명확화 ▲탄소 제거의 유연한 설계 허용 ▲가치사슬 외 감축(Beyond Value Chain Mitigation·BVCM) 공식 인정 등 4가지 개선 사항을 제안했다.

CIP는 개선사항 의견을 제안하면서 “CNZS 2.0이 민간 기업의 글로벌 기후 행동을 자극하고, 주요 감축 프로젝트로의 민간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SBTi가 실용적인 도구를 수용하고 자발적 행동을 막는 장벽을 제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공급망부터 탄소제거까지…“현장 적용성 높여야”

먼저 스코프 3 관리 측면에서, CIP는 강제 기준보다는 모범 사례(best practice) 확대와 지원 도구 제공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공급망 참여를 유도하되 의무화해서는 안 되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적극적 감축 활동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로, 스코프3 감축에서 신뢰성 있는 시장 기반 수단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북앤클레임(book-and-claim), 인세팅(Insetting), 매스밸런스(mass balance) 등 시장에서 검증된 수단이 현실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기존 SBTi 프레임워크에서는 직접 감축(direct abatement)만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CIP는 “일관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기업들이 보다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향후 개정될 GHG 프로토콜과의 정합성 확보도 함께 주문했다.

세 번째로는 탄소 제거(Carbon Removal) 설계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CIP는 SBTi가 ‘영구성 원칙(like-for-like permanence rule)’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CIP는 “탄소 제거의 지속성(durability)은 중요하지만, 모든 기업이 고비용 기술 기반 제거만을 사용하기는 어렵다”며, '옥스퍼드 원칙(The Oxford Principles)'이나 ICVCM(자발적탄소시장 기준마련을 위한 국제기구) 기준처럼 지속 기간에 따른 등급화 기준 도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금 여력과 기술 수준에 맞춰 점진적으로 내구성 높은 제거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CIP는, '가치사슬 외 감축(BVCM)' 활동에 대한 공식 인정도 요구했다. 고품질 탄소 크레딧 사용 등 가치사슬 외 영역에서의 감축 활동도 SBTi 기준 안에서 인정해, 기업들의 다양한 기후 대응 활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CIP는 “계층형 인정 모델(tiered recognition model)을 통해 기준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확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넷제로 달성 수준에 따라 기업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기준의 신뢰성과 기업 참여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접근법이다. 

CIP는 이번 의견서에서 “SBTi가 실용적 도구를 수용하고 자발적 행동을 저해하는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용 넷제로 2.0 기준이 “민간 기업의 글로벌 기후 행동을 촉진하고 민간 자금의 주요 감축 프로젝트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현재 SBTi의 넷제로 기준은 국내외 ESG 공시 및 감축 전략 설계 시 핵심 지침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이번 CIP 의견서와 향후 SBTi 최종안 확정 과정은 국내 기업들에도 실질적 전략 수립 방향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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