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의원들은 환경단체 및 재생에너지 산업과 함께 공동 성명서를 제출해 EU의 신재생에너지 지침 개정안에 ‘저탄소 화석연료’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유럽의회 의원들은 환경단체 및 재생에너지 산업과 함께 공동 성명서를 제출해 EU의 신재생에너지 지침 개정안에 ‘저탄소 화석연료’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지난 31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의원들은 환경단체 및 재생에너지 산업과 함께 제출한 공동 성명서를 통해 EU의 신재생에너지 지침 개정안에 ‘저탄소 화석연료’를 제외할 것을 밝혔다.

유럽 에너지 집행위원장 카드리 심슨(Kadri Simson)은 새로운 EU 2030 기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오는 6월에 에너지 지침 개정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 개정안에는 재생에너지 범위를 확대해 천연가스 증기로 만들어진 수소 및 액체 가스, 탄소 저장기술 등 저탄소 화석연료가 포함되어 있다. 

유럽 국회의원, 환경단체, 기업협회, 에너지 시설 단체, 재생에너지 산업 등 116명이 성명서를 제출해 에너지 지침에 저탄소 화석 연료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공동 서명자들은 성명에서 “신재생에너지 범위에 수소를 사용해 만든 가스 및 액체 연료를 포함시키는 것은 기존의 EU 기후목표에 역행하는 행위”이며, "비재생 및 저탄소연료 등 일명 '저탄소' 화석연료는 재생 에너지 지침의 어떠한 조항에도 반영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범위를 확대하게 되면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을 촉진하고 유럽 에너지 시스템에서 저탄소 화석연료가 재생에너지를 대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협회는 “EU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정의를 확대해 유럽에서 생산 및 수입되는 모든 형태의 저탄소 에너지원이 지침에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목적은 화석연료를 그린워싱 하는 것 아니다"

유럽 에너지 집행위원장 카드리 심슨은 정유업계 대표들이 모인 제10차 EU정제포럼 고위급 회의에서 "액체 연료는 화학적 관점에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형태"라며, “유럽연합의 탈탄소화 달성에 있어 필요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서명자들은 이에 대해 "경제성장과 기후 목표 달성에 있어 가장 핵심인 EU 재생 에너지 정책이 국민의 대혼란을 야기하고 신뢰를 해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유럽 지열에너지위원회(EGEC) 사무총장인 필립 뒤마(Philippe Dumas)는 "우리는 진정한 재생 에너지 솔루션을 통해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지침의 목적은 화석 연료를 그린 워싱(green washing)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인 솔라파워 유럽 월부르가 헤메츠베르거(Walburga Hemetsberger) CEO는 "유럽연합(EU)의 야심 찬 그린딜 목표에서 추진력을 잃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 지침의 범위는 기존대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 지침은 재생수소에 대한 추적가능성과 인증 메커니즘의 기반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지만, 저탄소 수소에 대한 지원은 탈탄소화 달성 측면에서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당 유럽의회 의원 엘레오노라 에비(Eleonora Evi)는 “재생에너지 지침에 저탄소 연료를 포함시키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블루 수소나 저탄소 연료까지 분산시킬 것이며, 저탄소 연료는 전기화가 완전히 어려운 부분에서 에너지 전환을 돕는 데 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EU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범위에 대한 논란은 예전부터 이어져왔다. 그린피스 유럽은 지속 가능한 활동 목록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유럽위원회에 경고했다. 

유럽위원회의 과학 전문가 그룹인 공동연구센터(JRC)는 녹색 투자 관점에서 "2050년까지 유럽을 온실가스 배출량 순제로화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원자력 발전이 지속가능 연료로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린피스 EU 정책보좌관 실비아 파스토렐리(Silvia Pastorelli)는 "유럽위원회는 원자력 산업에 중요한 자금을 투입하도록 놔두기보다는 원자력, 가스, 바이오매스 같은 가짜 녹색 '에너지 솔루션'을 제외하는 실질적인 기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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