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미국과 중국 위구르 인권탄압 제재에 나서면서 중-EU간 투자협정은 미궁 속에 빠졌지만, 택소노미 기준 마련에는 계속 협력할 예정이다. 중국은 올 10월 G20 정상회담에서 EU와 함께 택소노미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은 EU와 공통된 택소노미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환경 인증에 대해 양국 시장에서 공동으로 인정되는 택소노미를 시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발표는 EU의 지속가능 금융공시(SFDR) 시행 직후 나왔다.

중국 인민은행 이강 총재는 지난 3월 중국 발전포럼에서 “향후 5년간 1차 목표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룰 세팅을 조율해 중국에서 녹색금융제도를 시행하고 표준화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규칙을 만드는 EU와 함께 논의해야 국제사회의 ESG 규제를 주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강 총재는 “오는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세게적으로 인정받는 택소노미 채택과 통합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며 “녹색금융에 대한 국제협력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 재무부와 함께 최근 새롭게 출범한 G20 지속가능금융 연구그룹 공동위원장이기도 하다. G20 정상회의에서 연구그룹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속가능금융 로드맵 구축을 위한 조정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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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EU의 인권제재 선언에도 협력을 유지하는 건 ESG 자금 유치와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다. FT는 “환경 중심 투자 표준을 위한 프레임워크 개발에서 양국의 협력은 중국과 EU 모두에게 적절한 대의명분을 제공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편, 2020년 말 기준 중국의 외화 녹색대출 잔액은 약 12조위안(약 2조달러)으로 세계 1위, 녹색채권 잔액은 약 8000억위안(약 1200억달러)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녹색금융을 주도하기 위해 중국은 녹색채권 지원사업 목록에서 화석연료를 제외시키고, 분기별 녹색채권 사용현황 공시 강화, 은행권 녹색 신용대출 확대 등 관련 정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또 기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금융기관의 녹색채권 실적을 평가하는 연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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