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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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문제 해결에 AI를 활용하려던 메타(Meta)의 시도가 실제로는 잘못된 데이터에 기반해 탄소 제거 가능성을 과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해리엇와트대학교(Heriot-Watt University)와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학(EPFL) 소속 연구진은 “메타가 밝힌 135종의 물질 중 이산화탄소와 강하게 결합하는 특성을 가진 물질은 없었으며, 일부는 물질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메타가 밝힌 135종 물질, 이산화탄소 결합 능력 없어

EPFL의 화학공학 교수 베렌트 스미트(Berend Smit)는 “좀 덜 계산하고 더 많이 생각했어야 했다”며 “메타의 결과 중 일부는 ‘허튼소리(nonsense)’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빅테크는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인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메타는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식별하기 위해 대규모 계산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모델과 화합물 데이터셋을 무료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메타와 미국 조지아공과대학(Georgia Tech)이 공동 수행했으며, 논문은 미국화학회(ACS) 산하 학술지에 게재됐다.

메타 측은 약 4000만 건의 양자역학 계산을 수행해 금속-유기 골격체(MOFs) 구조 데이터를 구축했고, 이 중 일부가 이산화탄소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일반 대학 컴퓨터 연구실이 1년 동안 처리하는 것보다 수백 배 많은 연산력이 투입됐으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화학 시뮬레이션보다 수천 배 빠른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데이터로 후속 검증을 시도한 외부 연구진은 메타 연구진이 이산화탄소 결합력을 과대평가했으며, AI 모델이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핵심적인 문제는 과거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있던 오류를 그대로 반영해, 잘못 기재된 화학 원소들을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타 연구진, “핵심은 기법 실험…비판이 연구 핵심 놓쳐”

연구에 참여한 조지아공과대학의 A.J. 메드퍼드(A.J. Medford) 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물질을 확실하게 밝혀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정교한 물질 선별 기법을 실험하고 향후 연구과제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며 비판이 연구의 핵심을 놓쳤다고 반박했다.

메타는 “이들 물질은 ‘유망한 후보’로 제시됐을 뿐이며, 전자 구성상 불안정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구조가 포함돼 있다는 점은 이미 명시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공개된 데이터셋은 기계학습 모델 훈련에 유용한 유효한 계산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며, “오픈소스가 협업과 혁신을 촉진한다는 신념 아래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메타의 오픈소스화가 기후 연구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해리엇와트대학교의 화학 및 공정 공학 교수인 수사나 가르시아(Susana Garcia) 교수는 “메타가 데이터를 완전히 공개했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도구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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