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의 정점’으로 불리는 포뮬러1(F1)이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26% 줄였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각) 화석연료 기반 고성능 경주차의 대명사였던 F1이 지속가능성 중심의 전략 전환에 나섰다고 전했다. F1은 성명에서 2030년까지 50% 이상 감축한다는 넷제로 목표의 절반을 이미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재생에너지·SAF 도입…내년엔 하이브리드 엔진 전환 예정
F1의 탄소배출량은 2018년 22만8793톤에서 2024년 16만8720톤으로 감소했다. 이는 경기 수가 2018년 21개에서 최근 2년간 24개로 늘어난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다. F1은 운영 방식을 기존대로 유지했다면 2018년 대비 탄소 발자국이 약 1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F1은 ▲공장 및 시설 ▲물류 ▲경기 운영 ▲여행 등 4개 주요 영역에서 탄소 감축 성과를 거뒀다. 이 중 공장 및 시설 부문은 2018년보다 59% 줄었고, 물류 부문은 9% 감소했다. 운영 부문은 경기당 기준으로 12% 줄었으며, 여행 부문은 25% 감소했다.
F1의 ESG 총괄인 엘런 존스는 “이는 중요한 성과이며, 많은 노력의 결실”이라며 “운영 방식과 업무 방식을 모두 바꿔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레이싱팀과 대회 운영팀, F1 경영진, 규제기관과 함께 협력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존스는 배출량 감축의 핵심 요인으로 수년간 추진해온 재생에너지 전환을 들었다. 지속가능항공유(SAF)와 태양광, 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에너지 도입으로 여행과 물류 부문에서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F1은 효율성이 높은 보잉 777 항공기 활용을 위해 새로운 화물 컨테이너 도입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F1은 내년에 모든 경주차를 새로운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전환하고, 지속가능 연료만을 사용할 계획이다. 존스는 “실행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자체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원격 운영, 일정 변경, 타이어 소재까지
F1은 원격 운영 확대와 일정 조정도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방송 운영을 원격으로 전환한 덕분에 매주 약 140명이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됐고, 지난해 일본 그랑프리 일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른 경기들과 맞춰 변경한 것도 배출량 감축에 도움이 됐다. 2026년에는 모나코 그랑프리를 다른 유럽 경기들과 연계해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대서양 횡단 운송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 시즌 동안 모든 F1 경주차는 FSC(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피렐리 타이어를 사용했다. 이는 타이어에 사용된 천연고무가 FSC 지속가능 산림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피렐리는 대회에 사용된 모든 타이어를 2차 원료로 재활용하고, 타이어 생산에 사용되는 전력을 100% 인증된 재생에너지로 조달했다.
F1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최소 50%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며, 잔여 배출량은 탄소 크레딧을 통해 상쇄할 방침이다. F1은 해당 목표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과학적 근거에 따라 설정됐으며, IPCC의 넷제로 정의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한편 F1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환경운동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2022년 영국 그랑프리에서는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시위대가 트랙을 점거하여 경기를 방해한 사건이 있었다. 마드리드 시내에 조성 중인 F1 스트리트 서킷 건설도 논란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