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태양광 발전 설치 용량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유럽 태양광 산업협회인 솔라파워 유럽은 24일(현지시각) 올해 EU 태양광 발전의 신규 용량은 지난해보다 1.4% 줄어든 64.2GW(기가와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인센티브 중단에 주거용 태양광 '붕괴'...극우 기후정책 반대도 영향
유럽의 태양광 발전 시장이 8년 연속 성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되는 주원인으로 주거용 태양광 패널 수요 감소가 지목된다.
솔라파워 유럽은 보고서에서 이탈리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헝가리 등 유럽 역내 주요 시장에서 주거용 태양광 시장이 '붕괴' 수준으로 위축됐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스페인, 독일에서도 2023년도와 비교해 주거용 태양광 패널 설치율이 크게 하락했다.
보고서는 해당 국가가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설치 수요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봄과 여름 동안 전력 공급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전력 가격이 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빈번해지자, 각국 정부가 태양광 부문 지원을 축소한 것이 배경이다.
솔라파워 유럽의 드리스 아커 부사장은 "태양광의 성장이 빨라져야 할 시점에 시장이 쇠퇴하는 상황은 EU 지도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이라며 “2025년 성장 둔화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상징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에서는 극우 정당이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기후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의회 내 극우 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들'의 온드레이 크노텍 의원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를 90% 감축하겠다는 EU 목표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을 위한 애국자들에는 헝가리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과 프랑스 국민연합이 소속되어 있다.
그는 "이 기후 목표가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 파괴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확실한 근거가 없는 이데올로기적 실험"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상반기만 2GW 추가...중국 강제노동 패널 논란은 여전
영국은 EU와 달리 2025년 상반기에만 2GW 이상의 태양광 발전 용량을 추가하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태양광 시장 조사기관인 솔라미디어 마켓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조시 코른스는 “지난 6개월간 증가한 설치 용량은 2024년 전체의 증가량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상 설치형 태양광이 여전히 70% 이상을 차지하며 1.5GW 이상이 완공됐다. 특히 영국 최초의 국가 중요 인프라 프로젝트(NSIP)인 373MW(메가와트) 규모의 클리브 힐 발전소가 완공되면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50MW 이상 규모의 14개 프로젝트도 완공돼 전체 신규 용량의 60% 이상을 차지했으며, 재생에너지 기업 로우 카본과 넥스트에너지가 최근 400MW 이상을 송전망에 연결했다.
연간 3GW에서 3.5GW의 신규 용량 추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3.7GW 규모의 대규모 지상 설치형 태양광 발전소도 현재 건설 중이다. 상업용 옥상 태양광도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영국 태양광 시장 성장의 이면에는 중국의 강제노동이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영국 의회 인권합동위원회(JCHR, 이하 위원회)는 24일(현지시각) 공급망 내 강제노동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영국이 중국의 강제노동으로 제작된 태양광 패널의 '덤핑장'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위원회는 강제노동으로 제작된 제품을 막을 효과적인 안전장치가 없어 이런 제품들이 영국으로 유입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태양광 산업의 강제노동 위험이 효과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주요 미디어 디 아이 페이퍼가 지난 5월에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맨체스터 시티, 첼튼햄 경마장, 데이비드 로이드 클럽 등 수십 개 기관이 중국의 강제노동 혐의를 받는 업체가 제조한 부품을 사용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된다.
- 유럽, 태양광 전력 홍수에 시장 혼란…가격 역전 현상도 심화
- 영국, 중국 강제노동 연루 태양광 패널 배제…신설 공기업 'GB에너지' 공급망 기준 강화
- 가정용 태양광, 규제부터 바꾼 선진국… 영국은 의무화, 미국도 첫 입법
- EU, 올해 재생에너지 설비 사상 최대 신규 설치 전망
- 유럽, 전력생산 47%가 재생에너지...태양광, 석탄 첫 추월
- EU, 7500억달러 美 에너지 수입 합의…기후 목표·공급 현실 '충돌'
- ‘비용 효율’ 앞세운 옥상 태양광…美 기업 자산 활용 늘린다
- 조달 데이터로 만든 공급망 실사 지도… AI, 인권 리스크 조기 식별
- 독일, 해상풍력 핵심부품 '영구자석' 중국 의존 낮춘다… 2035년까지 50% 대체 조달
- 독일, 탈원전 입장 선회…프랑스와 원자력 포함 8개 분야 경제협력 합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