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가 전 지구적 물순환이 점점 불안정해지고 극단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각) WMO의 연례보고서 ‘2024년 세계 수자원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하천 유역 중 ‘정상’ 상태를 유지한 곳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전 세계 하천 유역의 약 3분의 1만이 ‘정상’ 상태 유지
지난 6년 동안 전 세계 하천 유역의 약 3분의 1만이 1991~2020년 평균과 비교해 정상 유량 조건을 보였다. 아마존 유역과 여러 남미 지역, 남부 아프리카는 심각한 가뭄을 겪었고, 중부·서부·동부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지역, 중앙유럽은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저수지 유입량, 지하수 수위, 토양 수분, 증발산량 등 주요 수자원 지표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컸다. 특히 지하수는 과다 추출로 정상 수위를 유지한 관측정이 38%에 불과했다. 또한, 전 세계 주요 75개 호수 대부분은 7월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 수질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2024년 빙하 손실은 450기가톤(Gt)에 달했다. 빙하 손실로 인해 전 세계 해수면이 1.2mm 상승해 해안 지역의 홍수 위험을 높였다. 여러 소규모 빙하 지역은 이미 연간 최대 유출량(peak water point)에 도달해 향후 빙하융수(녹은 물) 공급 감소로 인한 물 부족 문제도 우려된다.
202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기록적 폭우와 열대성 사이클론의 영향을 받아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브라질에서는 남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183명이 목숨을 잃은 동시에, 아마존 유역에서는 2023년에 이어 가뭄이 계속돼 극단적 기후의 영향을 여실히 보여줬다.
유엔워터(UN Water)는 매년 최소 한 달 이상 물 부족에 직면하는 인구가 36억명에 달하며, 2050년에는 50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 6 ‘깨끗한 물과 위생 보장’ 달성도 크게 미진한 상황이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물은 사회를 유지하고 경제를 움직이며 생태계를 지탱하지만, 전 세계 수자원은 갈수록 압박을 받고 있다”며 “물 관련 위험이 생명과 생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홍수 대응 미래’ 설계 중…투자·기술 업그레이드로 피해 최소화
이 같은 경고 속에서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홍콩이 구축한 정부·기업의 홍수 대응 체계를 조명했다. 2023년 9월 기록적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 피해를 겪은 홍콩은 이후 연간 빗물 배수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려 연 31억7000만홍콩달러(약 5651억 원)를 투입했다.
홍콩 배수서비스국(DSD)은 현재 171억홍콩달러(약 3조457억원) 규모의 15개 배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홍수 모니터링 센서 100대 설치·이동식 펌프 장비 도입 등 대응 전략을 확대했다. 또한, 학계와 협력해 머신러닝을 활용해 CCTV 영상에서 침수를 식별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긴급출동팀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민간 부문도 대응을 강화했다. 부동산 투자사 링크리츠(Link REIT)도 2023년 9월 폭우로 쇼핑몰이 침수된 이후 대응을 강화했다. 링크는 홍수차단문 설치, 실시간 센서 도입, 배수구 설계 개선 등 대책에 최근 2년간 800만홍콩달러(약 14억원)를 투입했다. 이는 과거 3~5년간 투자액 50만홍콩달러(약 9000만원)의 16배 수준이다.
철도 운영사 MTR도 고위험역 출입구 30여 곳에 홍수센서를 설치하고, 홍콩기상청이 최고 강우경보를 발령하면 차단판과 수문을 가동하는 매뉴얼을 마련했다.
링고 목 DSD 국장은 “2023년 폭우로 다양한 조치를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작년 신고된 모든 침수 사례를 2시간 내 해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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