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데이터센터 물 사용 증가에 대응해 자연 생태계를 활용한 대규모 물 복원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아마존은 미국, 영국, 멕시코에서 4개 신규 프로젝트를 가동해 매년 20억리터 이상의 물을 복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연 기반 솔루션(NBS)을 전면 도입해 물 순환 기능을 회복하는 전략이다. 

아마존이 대규모 물 복원 프로젝트에 나섰다. / 사진 = 아마존  
아마존이 대규모 물 복원 프로젝트에 나섰다. / 사진 = 아마존  

 

습지·산림 복원 중심의 NBS 활용

이번 프로젝트는 인공 인프라 대신 습지·토양·산림의 생태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습지 조성과 토양 건강 회복을 통해 빗물을 자연적으로 집수·정화·저장·분배하는 구조다. 아마존 글로벌 물 관리 책임자 윌 휴스는 자연 프로세스를 복원하는 접근이 “수질 개선, 홍수 위험 감소, 서식지 회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국립어류야생동물재단(NFWF)과 협력해 피디강 유역 2만에이커에 걸쳐 롱리프소나무 숲을 복원한다. 경쟁 식생을 제거하는 계획적 소각 기법을 통해 빗물의 지하 침투율을 높여 연 16억리터의 물을 회복할 계획이다.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에서는 환경기업 토로토(Toroto)와 259헥타르 규모의 유역 복원 사업을 진행한다. 식생 배치와 재배 기법으로 빗물의 지표 유출을 줄이고 지하 침투를 늘려 산티아고강 유역의 수질·수량 문제를 해결하며 연 1억5000만리터를 복원한다.

뉴멕시코에서는 야생조류 및 서식지 보호 단체인 전미오듀본협회(National Audubon Society)를 통해 리오그란데강과 2개 도심 습지의 지속적 유량을 확보하는 사업을 지원한다. 반복적 가뭄으로 고갈 위험에 놓인 지역에 연 1억2000만리터 이상을 공급한다.

하천 보호 단체 리버스트러스트(The Rivers Trust)와 함께 템스강 유역의 팽강 범람원을 복원한다. 강과 범람원을 재연결해 자연 홍수 관리 기능을 회복하고 연 2억1500만리터를 복원하면서 생물다양성도 강화한다.

이로써 아마존은 22개 이상의 자연 기반 물 복원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확보했으며, 전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 110억리터 이상의 물을 회복 또는 정화할 수 있게 된다.

 

AI 시대 데이터센터, 물 사용 효율 개선 병행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운영에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지역사회와 환경에 돌려주는 ‘물 포지티브(water positive)’ 목표를 설정했다. 휴스는 “전 세계 물 사용량의 70%가 농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절감 효과는 농업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인디애나주에서는 AI 기반 정밀 관개 기술을 도입해 연 1억갤런의 물을 절약하고 있다. 작물 인텔리전스 기업 에러블(Arable)과 협력해 AWS 클라우드로 강우량과 토양 수분, 작물의 물 필요량 등을 실시간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부들에게 '언제, 어디에, 얼마나' 물을 줘야 하는지 알려준다. 농부들은 이 정보로 불필요한 물 사용을 줄이고 관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스페인 아라곤주에서는 1720만유로(약 250억원)를 투자해 AI 기반 홍수 조기경보시스템과 농업용수 최적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라고사시는 AWS 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경보 시스템으로 70만 주민의 홍수 위험을 줄이고, 에그로우(Agrow)의 AI 솔루션으로 430명의 농부들이 작물 수확량을 극대화하면서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AWS는 2021년 이후 전 세계 데이터센터 물 사용 효율을 40% 개선해 현재 kWh당 0.15리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디애나 데이터센터는 연중 2% 미만 기간에만 물을 사용하는 공조 설계를 적용했다. 하수 처리수를 활용하는 데이터센터도 현재 24개에서 향후 수년 내 1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테크 기업들, 물 관리 경쟁 본격화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물 소비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물 관리 전략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가디언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물 사용량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반면, 아마존은 관련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 40개 이상의 물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며, 모든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 170억리터 이상의 물을 지역사회에 반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대규모 물 복원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올해 4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빗물 수집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런던에서는 AI 기반 누수 감지 기업 파이도테크(FIDO Tech)와 협력해 피닉스, 케레타로, 라스베이거스로 확대했다.

리버스트러스트의 알렉스 아담 부국장은 “적절한 규모로 자연 기반 솔루션을 배치하면 영국 전역에서 기후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필요한 회복력을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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