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HSBC가 발표한 ‘탄소중립 계획’에서 탄소배출 감축 목표가 하향조정되며 기후 공약 후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HSBC, 감축 목표 완화와 화석연료 금융 유지... 투자기관 탄소중립 

의지에 의문 제기

HSBC가 발표한 ‘탄소중립 계획’ / HSBC
HSBC가 발표한 ‘탄소중립 계획’ / HSBC

HSBC는 새로 발표한 탄소중립계획에서 2030년까지 금융 포트폴리오의 온실가스배출 감축목표를 기존 34%에서 14~30%로 낮췄고, 기준 시나리오도 1.5℃에서 최대 1.7℃ 상승 경로로 완화했다.

HSBC는 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 급증과 전환 지연을 감축 목표 조정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책임투자기관들은 이를 명백한 후퇴로 해석했다. 행동주의 투자기관 셰어액션(ShareAction)은 HSBC의 완화된 목표가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지속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HSBC는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지원이 절대값 차원에서 증가할 수는 있으나, 전체 에너지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블룸버그NEF는 AI 산업 확장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이 단기적으로 석탄·가스 발전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며, HSBC의 화석연료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탄소상쇄 확대와 목표 유연화, 실질 감축 약화 우려

지난 7월 HSBC는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이하 NZBA)에서 탈퇴하며, 국제 공동 감축 체계보다 독자적 접근을 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독립 전략은 실질적인 감축보다는 목표 유연화와 상쇄 중심의 접근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SBC는 이미 자사 운영 및 공급망의 2030년 탄소중립 목표를 철회하고, 달성 시점을 2050년으로 연기한바 있다.여기에 더해 탄소중립 계획에서는 실질적 감축 대신 탄소상쇄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으며, 감축 목표도 구체적인 수치 대신 넓은 범위 형태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외부에서 감축 진전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책임투자기관 리클레임파이낸스(Reclaim Finance)는 “HSBC가 목표 기준과 연도를 바꿔 감축 성과를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HSBC는 감축 목표를 연기한 이후에도 온싨가스 배출 감소 추세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HSBC가 신규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공급 제한 등 구체적인 실행 조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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