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이 태평양 한복판의 작은 섬인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인근 해역에서 희토류 채굴을 위해 손을 잡는다고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로이터 등 현지언론이 밝혔다.
양국은 중국의 핵심 광물 독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동 전략의 일환으로, 내년 초 본격적인 해저 자원 채굴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7일 국회에서 “일본 정부는 내년 1월부터 미나미토리시마 섬 인근 수심 약 6000m 해저에서 희토류가 포함된 진흙을 회수하는 실증 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쿄 남동쪽 약 1950km 떨어진 해당 지역은 희토류가 풍부한 진흙층이 확인된 곳”이라며 “희토류 확보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 “일본과 미국이 미나미토리시마 주변 해역에서 희토류 개발을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트럼프-다카이치 총리 회담서 핵심광물 협력 논의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 간 양자 회담에서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은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 이번 협력이 당시 핵심 합의된 것들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와 도쿄대학 등 공동 조사팀이 2013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고농도 희토류는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해저 6000m 심해에 1600만 톤가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희토류 매장량 기준 세계 3위 규모다.
채굴 비용만 최소 120억엔(약 1120억원) 이상으로 추산 중이다. 일본은 2022년 이바라키현 앞바다 수심 2500m 지점에서 해저 퇴적물 채취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무기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은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 주요 자석 희토류의 채굴 및 정제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은 희토류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중국이 공급을 차단할 경우 자동차, 전자, 방산 등 주요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일본 통상장관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는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일본 자동차 산업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센카쿠열도 충돌 이후 희토류 수출 전면 금지 맞서 독자 자원개발 추진
특히 일본의 경우, 2010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충돌 이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전면 금지에 맞서 일본이 독자적인 자원 개발을 추진해왔다.
일본 정부는 2027년부터 하루 350톤 가량을 본격 채굴하고 2028년 이후 상업 생산을 준비 중이다. 도쿄대학 연구팀은 하루 3500톤을 채굴해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 난제도 많다. 해저 6000m에서 진흙 덩어리를 끌어 올리는 기술부터 정제 기술까지 모두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이번 미나미토리시마 해저 채굴 프로젝트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