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송유관을 운영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직격탄을 맞은 미 동남부 지역이 주유소마다 기름 사재기 행렬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7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관 현황/BBC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관 현황/BBC

미국 최대 석유제품 송유관 운영사로 8,850km에 달하는 송유관을 통해 멕시코만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을 동부 뉴욕까지 매일 250만 배럴씩 수송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해커 집단 ‘다크사이드’에 랜섬웨어 감염을 당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7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다음날 미 남부 멕시코만 인근 지역과 동부를 연결하는 5500마일(약 8850㎞)의 송유관을 폐쇄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2018년 5월 이후 최대치인 1갤런에 2.217 달러로 3% 상승했다. 직격탄을 맞은 동남부 지역에서는 기름 사재기 행렬이 이어졌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주유소에 늘어선 차량 행렬의 모습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주유를 서두르라”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번 사태로 플로리다·조지아·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사태는 시민들이 전기차 구매를 선택지에 넣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미국 카커르스 전기차 감정조사국은 “향후 10년 안에 전기차를 잠재적으로 소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이번 석유 파동은 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석유는 탄력성이 높은 제품이 아니다. 내연기관차 차주들은 석유의 가격 변동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석유 대란으로 차주들이 가격 변동을 체감하게 됐고, 전기차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석유 가격에 민감하지 않던 내연기관차 차주도 전환을 고려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건이 됐다. 블룸버그는 “수요 탄력성은 지속성과 대안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 좌우되는데, 이번 사건으로 두 가지 다 영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새로운 대안인 전기차가 나타나면서, 전기차 완전 전환의 싹이 움트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일 쇼크를 경험하면서도 내연기관차를 놓지 못했던 이유는 새로운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틀라스 공공정책 닉 나이그로 상무는 “당장 전기차를 구매하진 않겠지만, 파이프라인 해킹 사건은 더 많은 잠재적 전기차 구매자를 만들 것”이라며 “올 여름 석유값이 점진적으로 오르게 되면 더 큰 복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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