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에너지 사업으로 개편한 한화
한화는 방산산업에서 태양광을 거쳐 종합에너지 사업으로 조직을 개편한다. 한화는 2015년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1조 원에 매수했다고 23일 밝혔다. 2015년 한화는 삼성의 방산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화학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하면서 산업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지분 매수금은 한화에너지가 약 5138억 원, 한화솔루션이 4730억 원을 투입했다.
한화종합화학은 태양광 사업을 기반으로 한다.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은 한화에너지 51.71%, 한화솔루션이 47.6%를 보유하게 됐다. 한화에너지의 주력사업으로는 해외 태양광 발전 사업, 한화 솔루션은 태양광 셀 모듈 생산으로 태양광이 중심이 된 사업이다.
한화종합화학은 태양광 에너지 외에도 신기술 개발을 통해 ESG 중심으로 사업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수소혼소 기술이 있는 미국 PSM과 네덜란드 기업 ATH를 인수했다. 천연가스에 수소를 섞어 연료로 쓰는 수소혼소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준비하고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분해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배터리 소재로 석탄 산업 줄이는 LG 상사
LG상사는 석탄 산업에서 역시 청정에너지, 자원 순환과 폐기물 같은 신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LG 상사는 LX 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바꾸면서 배터리 소재인 니켈과 헬스케어를 포함한 미래먹거리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LG 상사는 생활 자원 사업 외에도 광산 사업에 힘을 써서 성장해왔다.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에서 광산을 개발, 투자, 운영하면서 석탄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 왔다. 지난해 석탄을 포함한 에너지 팜 사업 부문 매출액이 전체의 11.4%에 달한다.
윤춘성 LG상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니켈 등 2차전지 원료와 LNG 등 친환경 분야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켈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의 주요 원료다. LG상사는 지난해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코퍼레이션(IBC)과 10기가와트(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LG그룹 컨소시엄에 참가하기도 했다. 3월에는 신사업을 위해 정관을 변경하고 사명을 변경하는 등 본격적으로 신사업 전환에 나서고 있다. LG 상사는 석탄 산업을 바로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배터리 사업 성장을 통해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대폰 대신 태양광, 전기차 보는 LG 전자
LG전자는 1995년 시작한 휴대폰 사업을 20여 년 만에 접고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소를 하나로 묶은 융합 사업을 추진한다. LG전자는 다음 달까지 국내 충전기 제조사를 선정해서 전용 충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충전기 이외에 태양광 모듈, ESS는 LG전자 자체 기술과 제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탄소중립 2050과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힘입은 전기차 수요 증가로 LG전자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고 2017년 대비 50%로 줄이며 외부에서 탄소를 감축해 얻은 탄소배출권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 외에도 많은 국내 대기업이 신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에서 이차전지 소재사업에 진출했고, 삼성그룹은 바이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분야로 사업을 개편하고 확장하고 있다.
경쟁력 높은 미래산업, 고려할 것은?
하지만, 국내 대기업이 ESG 분야로 사업 개편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FT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태양광 주가가 하락한다고 보도했다. 태양광 산업 이해관계자들은 21일 FT와의 인터뷰에서 "태양광 산업 열풍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원자재 상승 같은 이유로 새롭게 설비를 확충하는데 드는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MAC 글로벌태양광지수(MAC global index)에 따르면 철강, 폴리실리콘과 같은 원자재와 운송비가 상승하면서 태양광 업체 주가가 18% 정도 올해 하락했다고 밝혔다. S&P플래츠는 “태양광 패널 프레임과 구조물에 사용되는 용융아연 도금 강코일이 미국에서 2020년 초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미국의 솔라펀드의 최고 경영자 존 마틴은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는 태양광 원자재 비용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태양광 산업 열풍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비용이 2년 전 수준으로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해외 기업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요소로 인해 신사업에 진출해서 자리잡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과 미국발 ESG 관련 규제에도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보다 대응이 빠른 것이 사실이다. 국내 대기업은 신사업 개편 전략이 한층 더 치밀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