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대통령, 시민기후군단(CCC) 창설 추진중
영국 가디언, "Z세대는 의사, 변호사보다 환경 학위에 몰려"

25세 이하인 Z세대는 기후변화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응답한 비율이 76%인 반면, 나머지 세대는 37%만이 기후변화를 우려했다./픽사베이
25세 이하인 Z세대는 기후변화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응답한 비율이 76%인 반면, 나머지 세대는 37%만이 기후변화를 우려했다./픽사베이

 

10일 국내에선 ESG와 채용에 관한 소식이 몇 가지 등장했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58%가 채용 시 ESG와 관련한 질문을 한다는 소식이 하나였다. 또 한국경제연구소가 최근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채용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과 함께 ESG 관련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소식이다.

국내에선 이제 막 ESG 채용에 관한 관심이 생겨났지만,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지속가능성’을 받아들인 영국과 미국에선 이를 교육과 시스템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국, 청년 기후자원봉사그룹 '시민기후군단' 창설 추진 중

미국에서는 지금 ‘시민기후군단(CCC, Civilian Climate Corps)’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9일 뉴욕타임즈에서는 “민주당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으로부터 지역 사회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청년들을 고용하는 뉴딜 정책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는 ‘시민기후군단’ 창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민기후군단은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이 창단을 촉구한 것으로, 1930년대의 시민보호단(Civilian Conservation Corps)을 본떠 만든 모델이다. 당시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25%의 실업률과 삼림 벌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18~25세의 청년들 300만명을 전국에 파견, 산불과 싸우고 나무를 심고 댐을 건설하는 등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미국에선 이 같은 연방정부 주도의 자원봉사형 일자리 역사가 깊은데, 평화봉사단(PeaceCorps)은 2년 동안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 청년 기술자들이 파견하는 형태이며, 아메리콥스(AmeriCorps)는 국내 평화봉사단으로 18~24세 청년층 봉사조직이다.

민주당은 시민기후군단 참여자들에게 시간당 15달러의 임금과 의료보장 혜택을 제공하며, 청년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소외된 지역사회에서 1~2년 동안 태양전지판 설치, 나무 심기, 관개 도랑 파기 등의 기후 봉사활동을 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시민기후군단은 3조5000억달러(4000조원) 규모의 민주당 경제회복 패키지의 일부분이며, 백악관은 이 기후군단 예산으로 100억달러(11조원)를 제안했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원과 이보다 3배는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공화당에서 이에 대해 강력 반대하고 있다. 찬반 논란은 있지만, 찬성하는 측에선 “청년들이 일찌감치 환경이나 기후변화 관련 일을 접하면, 향후 이 활동이 직업적인 파이프라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USC, 2만명 학부생 '전공과 지속가능성 연계 교육' 예정

실제 대학 학부에서 전체 학부생을 대상으로 전공과 지속가능성을 연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도 생겨났다. LA의 남캘리포니아대(USC)는 지난 6월 “다음 학기부터 2만명의 학부생이 졸업장을 받기 전 지속가능성과 자신의 전공분야가 어떻게 교차하는지에 관해 배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명, ‘교육과정 전반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Across the Curriculum)’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보조금을 제공해가며, 새로운 강좌와 프로그램을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밀레니얼 세대, 특히 젠지세대로 불리는 25세 이하의 청년들의 기후변화에 태도 변화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USC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의 3분의 2가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매우 높으며, 대학이 청정에너지, 재활용, 기후변화 등의 이슈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1년 퓨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젠지세대는 기후변화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응답한 비율이 76%인 반면, 나머지 세대는 37%만이 기후변화를 우려했다.

직업의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6일 영국 유력지 더가디언(The Guardian)은 “25세 이하의 Z세대 학생들은 비즈니스맨이나 의사, 변호사 등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던 직업 대신, 과거에는 무책임하고 낭만적인 공상쯤으로 여겨졌던 환경 관련 학위와 직업을 추구하는데 많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사례로 소개된 ‘프리더 오션(Free the Ocean)’의 창업자 미미 아우슬랜드(25)는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제거하는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이게 아무리 작은 해결책이라고 해도, 환경과 연결되지 않는 직업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환경과학자와 관련 전문가들의 고용기회가 향후 10년간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산업의 성장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급여 범위는 전체 중위소득 수준보다 높으며, 2020년 환경과학자의 중위 임금은 연간 7만3230달러(8500만원), 환경변호사는 12만2960달러(1억4000만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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