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물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픽사베이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물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픽사베이

 

코로나 19로 인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증가와 함께 떠오르는 문제는 바로 ‘물과 전기’다. 재생에너지 확대 이슈는 해결이 오히려 쉬운 반면, 최근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물 문제는 데이터센터의 큰 걸림돌이다.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IT기업이 최근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목표를 밝히고 나선 이유다. 워터 포지티브란 한 마디로 사용한 물의 양보다 더 많이 보충하겠다는 의미의, 물에 관한 넷제로와 비슷한 개념이다.

구글은 지난 10일(현지시각) “2030년까지 사무실과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보다 20% 더 많은 물을 보충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26개의 클라우드 지역, 79개 존, 14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10억 달러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2019년 구글의 물 소비량은 34억갤런. 이 소비량의 120%를 보충하겠다는 야심찬 약속이다.

케이트 브랜트(Kate Brandt) 구글 CSO(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바닷물이 됐든, 재활용 폐수가 됐든, 가능한 한 대체용수 사용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며 “예를 들어 토지 관개, 냉각, 화장실 용수 등 비음용수의 경우, 빗물을 모으거나 폐수를 처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무실 현장의 물 원천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펩시코도 2030년까지 물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에서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보충하겠다고 발표했고, 페이스북 또한 워터 포지티브를 약속했다. 3M은 물 영향을 감소하는데 중점을 둔 ‘물복원연합(Water Resilience Coalition)’에 가입했다.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사이 물 영향과 위험을 보고하는 기업의 수가 20%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 물 부족 지역에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논란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이렇게 ‘물’ 관련 수치 관리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바로 미국에 불어 닥친 ‘가뭄과 물 부족’ 문제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애리조나 메사(Mesa) 지역에 태양광 전력 기반의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8억달러(93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콜로라도 강 유역에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애리조나 주는 2022년부터 수자원이 36%나 감소하는 등 엄청난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은 데이터센터 발표에서 물 사용량 우려를 인정하면서 "콜로라도강과 솔트강 유역에서 연간 2억갤런 이상의 물을 복구하고, 3가지 물 복원사업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물보존, 생태계 복원, 상수도 안전성, 물 접근성, 위생, 수질 등과 관련한 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 10년 동안 용수 효율성과 재활용 기술에 투자해왔다. 노텍 에어솔루션(Nortek Air Solutions)과 공동 개발한 ‘첨단 증발 냉각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스테이트포인트(StatePoint) 액체 냉각시스템’은 에너지 교환을 이용, 물이 증발하면서 냉각되고, 냉각된 물은 데이터센터 내부의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이다. 

페이스북의 '스테이트포인트 액체 냉각 시스템'/Nortck Air Solutions
페이스북의 '스테이트포인트 액체 냉각 시스템'/Nortck Air Solutions

 

폐수 처리공장에서 데이터센터로 물을 전달하는 파이프라인 구축도

현재 미국 서부지역이 역사적인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과 밀접하게 맞물리면서, 물 규제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어 IT기업들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혁신에도 적극적이다.

구글은 ‘오픈ET(OpenET)’, ‘블루콘듀이트(BlueConduit)’ 등 물 인프라 식별과 맵핑을 할 수 있는 데이터 및 분석 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은 냉각시스템을 통해 물을 여러 번 재순환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는데, 이는 용수의 50%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구글은 또 네덜란드에서 폐수 처리공장에서 데이터센터로 물을 전달하는 산업용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5317만 달러를 투자했다. 벨기에의 경우, 냉각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산업용 운하로부터 물을 끌어들여 사용한다.

물론, 현재까지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MS의 ‘나틱 프로젝트(Project Natick)’이다.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설치해 운영한다. 

데이터센터 물 문제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은 ‘리퀴드 스택(LiquidStack)’인데,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인 ‘윈(Wiwynn)’으로부터 시리즈 A인 100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 한 곳과 협업해 기술을 개발한 이 회사는, 고성능 데이터센터의 냉방을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전 임원이었던 조 케이프스 대표는 “이 시스템에서 만들어낸 폐열은 가정과 기업, 지역상수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퀴드스택의 기술은 공기 냉각에 비해 IT 랙당 최소 21배 이상의 열 제거가 가능하며, 외부 열 제거에 필요한 물 소비는 없다고 한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 한 곳과 협업해 기술을 개발한 리퀴드스틱은, 고성능 데이터센터의 냉방을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리퀴드스틱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 한 곳과 협업해 기술을 개발한 리퀴드스틱은, 고성능 데이터센터의 냉방을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리퀴드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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