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보험회사의 영향이 국내에서도 상당함을 보여주는 자료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9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에서 취급하는 농작물재해보험 상품 보험금 지급액이 지난해말 기준 1조192억원으로, 6년 전인 2015년 (528억)에 비해 20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농작물재배보험 손해율도 덩달아 늘었다. 2015년에는 14.6% 수준이었는데, 2019년에는 무려 147.4%까지 늘었다. 지난해엔 117.5%로 다소 낮아졌지만, 손해율이 100%가 넘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결국 가입자가 낸 보험금보다 받아가는 돈이 더 많다는 것이다.
농민들의 보험 가입 건수 또한 늘고 있다. 2015년에는 15만6186건이었는데, 지난해엔 51만7329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봄이면 냉해 피해, 여름이면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앞으로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늘고, 보험료 또한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같은 날 서울신문과의 단독 화상인터뷰에 나선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보험위원장 요나스 폰 올덴스키올트 스위스리 한국지사장은 “거대한 태풍보다 국지성 호우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피해가 훨씬 파괴적인데 한국이 이런 피해에 노출돼 있으며, 최악의 경우 GDP의 13%에 가까운 손실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악사그룹, 해안 리스크 지수 출시
알리안츠그룹, 입찰시 ESG 10% 가중치 부여
보험연구원이 지난 8월 펴낸 ‘ESG와 보험산업’에 따르면, “ESG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을 경우 해당 요인들이 보험회사 개별 사업부문의 지급보험료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기후 변동성에 확대되면서 재해 위험이 커지고,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회사 손실이 가장 큰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환경 사고에 관한 배상책임,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 피해와 질병 발생 등 건강보험의 지급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COP26과 연관해 글로벌 보험회사들은 보다 강화된 ESG 정책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보험회사 악사그룹(AXA)그룹은 해양생태계 및 자연기반 솔루션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악사(AXA)그룹의 미국 보험부문은 ‘해안 리스크 지수(Coastal Risk Index)’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지수는 2050년까지 다양한 예상 홍수 시나리오 측면에서 해안 생태계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해안가의 자산에 대한 물리적 위험을 계산한 것이다. 악사그룹은 해양 생물다양성 및 해안 천연자산에 투자하는 보험상품을 통해 10억 달러 규모의 ‘해양 금융 아키텍처’를 테스트해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알리안츠 그룹은 이미 2040년까지 손해보험 분야에서 석탄산업 철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자기자본 투자에서 기후 중립을 실현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리안츠는 지난달 22일 “향후 입찰 평가에서 ESG요소에 대해 최소한 10%의 가중치를 부여하겠다”며 조달 규칙을 업데이트했다.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관행을 채택한 공급망 협력업체에 우선 순위를 부여할 방침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6월 펴낸 ‘보험회사 ESG 경영 현황과 과제’에 나온 사례를 보면, 오고 있는데, 알리안츠는 농림어업, 동물복지, 방위산업 등 13개 주요 사업영역에 ESG민감사업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시행 중이다. 알리안츠는 2019년부터 유엔 주도의 이니셔티브인 ‘넷제로 자산소유자연맹(Net Zero Asset Owner Alliance)에서도 의장을 맡아, 글로벌 어젠다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