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이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과 국내 13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4.8%에 해당하는 46개 기관이 “K-택소노미 적용계획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민간 금융기관은 거의 70%가 택소노미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반면, 공적 금융기관에선 적용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7일 '2020 한국 ESG 금융 백서'를 발간하며 국내 금융기관에 K-택소노미 적용계획을 물었다. 공적 금융기관 46곳, 민간 금융기관 86곳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했다. 132개 국내 금융기관 중 “K-택소노미 적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곳은 48.5%로, 64개 기관만이 사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34.8%에 해당하는 46개 기관은 “적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22개 기관(16.7%)은 응답하지 않았다. 

공적금융기관 중 15.2%만이 K-택소노미 적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공적금융기관 중 15.2%만이 K-택소노미 적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적 금융기관에서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46곳 중 절반 가까이 되는 22곳(47.8%)이 “K-택소노미 적용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최초로 녹색채권을 발행한 한국수출입은행도 한국형 분류체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응답한 기관은 17곳(37%)이었다.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과 우체국연금이 이에 포함된다. 

택소노미를 적용하겠다고 답한 공적 금융기관은 7곳(15.2%)에 불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인 공제회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만공사·여수광양항만공사·한국해양진흥공사 ▲행정안전부 산하 새마을금고중앙회 ▲금융위원회 산하 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이다.

민간 금융기관의 66.3%는 K-택소노미 적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민간 금융기관의 66.3%는 K-택소노미 적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간 금융기관에선 택소노미를 사용하겠다는 대답이 6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6곳 중 57곳이 사용 계획을 밝힌 것이다. KB생명 보험, DB손해보험, 롯데 손해보험, 대신자산운용,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24곳(27.9%)의 민간 금융사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5곳(5.8%)은 응답하지 않았다.

민간 금융기관 중 은행이 K-택소노미 사용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9곳 중에선 미응답한 농협중앙회와 BNK경남은행을 제외한 7곳이 택소노미 사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광주은행 ▲부산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이다.

은행 다음으로는 증권사, 손해보험사,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순으로 K-택소노미에 적극적이었다. 증권사는 29곳 중 21곳(72.4%), 손해보험사는 10곳 중 7곳(70%), 자산운용사는 22곳 중 14곳(63.6%), 생명보험사는 16곳 중 8곳(50%)이 적용 계획을 밝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환경에 적용하는 분류기준을 조사한 결과 환경 목적에 부합하는 ESG 대출의 77%는 자체기준을 썼고, 18%는 GBG(녹색채권가이드라인)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대다수의 분류체계가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보다 산업분류표 상의 대분류 수준에 해당하는 목록 정도만 제공하고 있어 ESG 워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K-택소노미에 대해서는 “한시적이지만 LNG 발전, 내연기관차 제조 등에 대한 금융지원도 녹색금융으로 분류해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면서도 “기존의 분류체계보다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그린워싱 방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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