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닷오르그, 록펠러재단과 마스터카드 협업해 소셜 임팩트 평가
기업 사회공헌의 소셜임팩트를 측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목소리다. 소셜임팩트를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에 앞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data)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소셜 영역에선 '먼 나라 이야기'라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을 깨는 움직임이 올 초 시작됐다. 록펠러재단과 마스터카드 포용성장센터(Mastercard Center for Inclusive Growth)가 만나, 데이터닷오르그(data.org)라는 플랫폼에 투자하기로 손을 잡은 것이다.
데이터닷오르그는 데이터 과학에 기반해 사회적 임팩트를 평가하는 파트너십 플랫폼이다. 록펠러재단이 사회적 기업가, 사회 혁신가들과 함께 부채, 에이즈 퇴치, 무역 불평등 등 아프리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 설립했다.
지난 1월 이 단체는 마스터카드 포용성장센터(Mastercard Center for Inclusive Growth)와 손을 잡고, 예측 분석,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 고급 데이터 과학 도구를 통해 비영리 단체, 기업, 정부기관 등 조직들의 활동을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재 출시했다. 작년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서 두 기관은 5년 동안 5000만 달러(598억원)를 이 플랫폼에 투자하기로 했다.
모두를 위한 데이터
사회혁신을 위한 데이터 활용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사회 이슈 및 취약계층 욕구에 대한 데이터 수집 ∙분석이다. 비영리 조직들에게 데이터 분석 자료, 데이터세트, 오픈소스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사회혁신 프로젝트의 사회적, 경제적 임팩트 를 평가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한다.
둘째, 데이터 전문 인력풀을 형성하는 것이다. 학계, 공공, 민간단체와 협력해 데이터 과학 부문의 인재 풀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문가들이 비영리∙소셜 임팩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비영리 조직들이 사회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돕는다. 민간과 비영리 부문의 데이터 격차를 줄이고 비영리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록펠러재단의 라지브 샤(Rajiv Shah) 회장은 “민간 부문은 수년간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과학 분석을 사용해 왔지만, 대부분의 비영리‧시민‧공공 부문은 여전히 데이터 분석을 위한 자원이 부족하다”며 “이러한 기술들이 민간 기업들의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처럼 데이터 과학은 사회문제를 분석하는 속도와 깊이,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솔루션, 파트너십, 혁신적인 투자를 갖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많은 비영리단체들이 데이터오르그닷 플랫폼을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데이터카인드(DataKind)는 비영리 단체와 민간 부문 데이터 과학자들을 연결해 지역 내 의료 종사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했다. 미국 80여 개 시·군에서 일하는 비영리단체 커뮤니티솔루션즈(Community Solutions)는 데이터 과학을 활용해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국가 비영리 단체인 베네핏 데이터 트러스트(Benefits Data Trust)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백만 명의 저소득 가정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회안전망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즉, 현 사회 이슈와 지역사회 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비영리단체 활동의 성과를 데이터를 통해 추적∙평가한다. 데이터닷오르그는 '사회 이슈에 객관적으로 직면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통한 사회적 임팩트 측정
임팩트 측정은 사회혁신 프로젝트, 비영리ㆍ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도전과제다. 사회 이슈를 해결한 성과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데이터닷오르그는 이 한계를 데이터를 통해 극복했다.
2017년 미국 상무부는 뉴올리언스 지역의 포용적 성장을 위해 클레이본 문화혁신 지구(Claiborne Cultural Innovation District, CID)에 82만 달러(9억7000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했다. 한 고가도로를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팝업 소매상, 음식 판매상 등 소상공인들을 위한 오픈 매장을 열었다. 또한 뉴올리언스 비즈니스연맹(New Orleans Business Alliance)은 50개 소상공인 및 8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코칭 서비스를 지원했다. 이 활동과 함께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CDFI)이 신규사업 지원과 저렴한 주택 건설에 투자했다.
지원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닷오르그는 3일 간 '데이터톤'을 개최해 60여 명의 마스터카드 데이터 과학자들이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데이터는 소상공인 지원 이후 2-3여년 동안 뉴올리언스 지역 내 소비자 지출 동향이었다. 문화혁신 지구의 소상공인 지원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주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클레이본 문화혁신 지구 내 소비 지출이 타 지역 대비 12배 높았고 성장률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 데이터는 소상공인 지원이 지역사회 경제 성장에 효과적이었음을 증명했다. 이를 계기로 교통서비스 개선, 주택 개발 등 추가적으로 긍정적인 임팩트도 함께 확인했다. 데이터와 활동 성과는 뉴올리언스 시 당국의 지원활동 성과과 명분을 말보다는 '숫자'로 보여주었다. 나아가 향후 소상공인 대상 대출 상품, 기업들의 소상공인 지원 활동 등 지원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통찰력도 함께 제시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플랫폼
데이터닷오르그는 데이터 과학의 활용 잠재력이 높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지난 3월 발표한 챌린지는 일종의 아이디어 공모 형태로 데이터 과학을 활용해 전 세계의 개인들과 지역사회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어떻게 경제 회복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프로젝트 제안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인 근로자의 금융 능력 및 재무능력 향상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자금 지원 ▲주거 문제 해결 등이다. 수상금액은 총 1000만 달러(119억 5000만원)이며, 최종 10팀의 수상자에게는 자금, 데이터 소프트웨어, 데이터 교육 등을 지원한다.
마스터카드 마이클 프로먼(Michael Froman) 부회장은 "제안 프로젝트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포괄적 경제성장을 이루고 취약계층이 경제 안정성과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집중한다"며, "전문 지식과 독창성을 활용해 데이터 과학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구와 플랫폼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