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기업의 다양성 보고서가 더 많아지고 깊어질 전망이다./ 픽사베이
올해 글로벌 기업의 다양성 보고서가 더 많아지고 깊어질 전망이다./ 픽사베이

IR매거진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래들리옐다(Radley Yeldar)의 조사를 인용해, 다양성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의 수가 영국 FTSE 지수에 등재된 100대 기업 기준으로 올해 두 배 가량 증가했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래들리옐다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FTSE 100대 기업 중 13%가 별도의 다양성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 7% 발간율에 비하면 약 두 배 가량 상승한 수치다. 일례로 AT&T는 2014년부터 다양성과 포용성 보고서를 발간함과 동시에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성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및 의식 개선을 위한 정보 공유를 지속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버(Uber), 구글, IBM, 3M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매년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 방식을 확대해서 보면, 다양성 공시를 하는 기업 비율은 더 높다. 253명의 기업 담당자 설문에서 59%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공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일반적인 공시 방법은 자사의 연례 보고서에 다양성 공시를 포함하는 것(57%)이며, 그 다음으로 별도의 다양성 보고서(43%), 자사 홈페이지 등에 다양성 데이터 공개(43%),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다양성 정보 포함(31%) 순으로 집계됐다.

다양성 공시가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IR매거진은 기업들이 근로자들을 보다 공정성 있게 관리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압박을 투자자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안전보건 이슈와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파생된 전세계적 인종평등 강조 물결이 기업이 다양성에 집중하게끔 만들었다. 

영국의 경우, 25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성별임금 격차 공개 의무 규제와 정부의 기업 성별 및 인종 감사가 기업이 다양성을 주요 의제로 채택하게 만들고, 다양성 공시 확대까지 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다양성을 확대시키려는 목적 아래 전세계적으로 관련 규제가 확대되고 있어, 규제에 따르거나 자발적으로 자사의 다양성 실적을 공개하기 위해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은 보다 증가될 전망이다.

다양성 보고서의 내용과 관련해 IR매거진은 산 클라이스(Sharn Kleiss) 래들리옐다 책임 컨설턴트의 분석을 인용, 현재 정해진 틀은 없다고 밝혔다. 대체적으로 기업들은 근로자 다양성(성별, 인종별 등), 지배구조(이사회) 다양성, 성별 임금격차, 근로자 다양성 교육 및 프로그램(예, 직장내 차별 고충처리제도), 지역사회 다양성 프로그램, 다양성 집단(여성, 흑인 등)이 소유한 공급망과의 거래 등에 대한 정책과 계획, 성과 등을 담는다. IR 매거진은 “다양성보고서는 통일된 접근과 보고 방식은 없지만, ‘누구와 소통할 건지’, ‘소통하는 이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정보를 얻는 게 효율적인지’에 대한 질문을 안고 공시된다’고 언급했다. 

다양성 공시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성 성과 또한 개선되고 있다. 공시 목적 중 하나는 기업의 약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리스크와 성과를 끊임없이 공개해 비·재무적 성과를 개선하고 약속을 달성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해 업계 최초로 다양성보고서를 발간해 주목받은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10일(현지시간) 포용성 보고서란 이름으로 다양성 공시를 한 넷플릭스는 지난 한해동안 자사 다양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2021년 기준으로 1만명의 근로자를 둔 넷플릭스는 여성 인력이 51.7%, 소수인종이 5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여성 인력은 48.7%, 소수인종이 46.8%였다. 특히 기업의 지배구조 다양성 확대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2021년 22명 경영진 중 10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근로자 젠더 비율
넷플릭스 근로자 젠더 비율

 

뿐만 아니라, 포용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18년 ‘다양성과 포용성 책임자(head of diversity and inclusion)’를 임명한 넷플릭스는 지난 한 해 여성과 소수인종이 할리우드에서 보다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1억달러(1197억원)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으로 경쟁사와 비교해 넷플릭스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여성과 소수인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재무적 성과로도 연결된다. 맥킨지 앤 컴퍼니 연구에 따르면, 영화와 TV 프로그램의 등장인물의 다양성이 더 높아지면 소비자의 추가 지출이 7%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는 다양한 인력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채용 및 고용을 담당하는 인사팀에 다양성 교육을 확대 실시하고, 급여 형평성과 포용적 육아 휴가 정책 등을 시행해 기업 이미지 개선과 더불어 근로자 만족도를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 이슈는 사회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관련 정책과 성과를 공개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주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IR매거진은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와 소비자 등으로부터 다양성을 개선하고 공시하라는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투명한 데이터 공개와 공시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 임팩트온은 2월 말, 유료 회원에게 다양성 보고서를 포함한 글로벌 지속가능성보고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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