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고, 직업 선택과 소비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는 '그린워싱 탐사대'라는 이름으로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해 청년 기자단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8년 7월 친환경 캠페인인 ‘그리너(Greener)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의 핵심은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8년 10월 스타벅스는 SKC가 공급한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PLA 생분해 필름을 바나나 포장재로 첫 활용했다. 나아가 2019년 10월에는 적용 대상을 늘려 샌드위치 포장재, 머핀, 케이크 보호비닐 등의 포장재로 PLA 생분해 필름을 사용했다. 

스타벅스는 “PLA의 생분해 필름을 사용해 기존 플라스틱 비닐의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PLA 생분해 필름을 사용하면 옥수수 성분으로 만들어 땅에 묻으면 유해 성분을 남기지 않고 100% 생분해 된다”라고 전해 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의 주목을 끌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SKC의 친환경 생분해 필름을 포장재로 사용하고 있다./ SKC
 SKC의 친환경 생분해 필름을 포장재로 사용 중인 스타벅스 코리아의 제품들./ SKC

 

PLA 필름과 우리나라의 현실

플라스틱의 원료는 화석연료인지 바이오매스(Biomass)인지에 따라 2가지로 나뉜다. 그 중 PLA(Polylactic Acid, 폴리젖산 또는 폴리락타이드)는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생산해 생분해가 가능한 종류이다. PLA는 옥수수나 사탕수수와 같은 바이오매스로 생산하는데 SKC가 스타벅스에 공급하는 PLA의 경우, 옥수수를 원료로 한 생분해 플라스틱에 속한다. PLA의 가장 큰 장점은 화석연료가 아닌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기에 탄소 저감 효과와 함께 생분해로 인해 늘어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플라스틱은 썩는 시간이 약 500년이 소요되는데 생분해 플라스틱은 1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내 분해된다. 하지만 PLA는 매립한 땅의 온도가 섭씨 58~60도, 수분이 70% 이상인 상태로 6개월이 지나야 비로소 생분해된다.

앞서 언급한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면 일반 플라스틱과 다름없이 썩지 않기 때문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증가하는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조건을 만족하는 PLA를 생분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퇴비화 시설은 현재 국내에 존재하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생분해 소재를 따로 분리수거하는 체계도 없기 때문에 대부분 생분해되기보다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 

 

PLA를 소재로 친환경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

PLA를 사용해 친환경 사업을 진행한 기업은 스타벅스뿐만이 아니다. CU 편의점을 지닌 BGF리테일도 그중 하나다. BGF리테일의 자회사 BGF에코바이오가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인 KBF(Korea Bio Foam)을 인수했다. KBF의 기술을 활용해 PLA를 생산하고, 친환경 봉투 도입, 파우치 음료의 빨대와 편의점 제품의 포장을 PLA로 교체하는 계획을 세웠다.

BGF리테일의 CU 편의점은 2020년 8월 PLA를 사용해 만든 용기를 간편식 제품에 사용했다. 지난해 2월에는 CU의 친환경 PLA 간편식이 무려 100만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GS25 역시 2021년 2월, 33종의 파우치 음료 구매 시 증정하는 빨대를 PLA 소재의 친환경 빨대로 교체한다고 밝혔으며, 세븐일레븐은 도시락과 같은 플라스틱 용기를 PLA로 교체하고 김밥과 샌드위치와 같은 간편식 제품에도 포장재를 PLA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사용 중인 호주 ABA의 생분해 플라스틱 인증 마크. 산업용과 가정용으로 나누어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ABA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사용 중인 호주 ABA의 생분해 플라스틱 인증 마크. 산업용과 가정용으로 나누어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ABA

 

PLA를 친환경 인증 대상에서 제외한 환경부

그런데 얼마 전 환경부는 PLA를 생분해 할 수 있는 퇴비화 시설이 제대로 없고 따로 분리수거하는 체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친환경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PLA 또한 친환경 인증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생분해 플라스틱을 ‘친환경 인증’으로 통일해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유럽과 호주의 경우 생분해 플라스틱 인증을 두 분류로 나눠 사용한다. PLA와 같이 일정 조건에서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에 한해 ‘산업용 퇴비 인증(Commercial compostavle verification)’, 가정에서도 충분히 생분해 할 수 있는 경우 '가정용 퇴비 인증(Home Compostable Verification)’을 주는 것이다.

호주의 바이오플라스틱 협회인 ABA(Australasian Biomplatics Association)는 "플라스틱이 퇴비화 가능 인증 라벨이 붙은 경우 산업용 퇴비화 시설로 이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일괄적으로 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생분해 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하나둘씩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주)프로팩이 자체 개발한 퇴비화 기기를 통해 2년간 약 2000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감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6월에는 생분해 플라스틱 수거함이 따로 생겨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ESG 시대, 순환 경제’ 보고서를 내놓고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2020년 123만 톤 규모에서 2025년 180만 톤까지,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생분해 플라스틱 환경을 위해 환경부와 기업 간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전했다. 


위대웅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 기자 

위대웅 청년기자는 가천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온실가스 감축을 비롯한 환경보호 이슈에 관심이 많다. ESG시대에서 기업의 진정성 있는 활동을 기대하며, 무엇이 지구를 위한 활동인지 소비자에게 올바르고 중립적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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