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PV시장 확대를 위한 국가표준제시 노력
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고, 직업 선택과 소비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는 '그린워싱 탐사대'라는 이름으로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해 청년 기자단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두 주자로서 태양광 발전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알파에너웍스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건물일체형 태양광) 시장은 해마다 5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시장의 성장 전망에 발맞춰,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코에스(KOES)는 국내 최초로 KS(국가표준) 인증을 취득했고, 스마트글라스 기업 글람(GLAAM)은 LG전자와 공동사업을 체결하여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면, 제로에너지 의무화 등 관련 정책 시행에 따른 기대감으로 BIPV 시장에 진입했지만, 적자만 끌어안은 채 BIPV 사업을 포기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BIPV의 수요와 공급에서 오는 기대감과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신재생 에너지 설치 의무화에 따른 BIPV 시장확대
BIPV는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으로 건축물의 창호나 면, 발코니 및 지붕재 등 건축물의 외피를 구성하는 자재를 대체하여 태양광 모듈로 전력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이다.
도심지역에서의 태양광 설치는 건물 옥상이 아닌 충분한 부지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건축물의 외벽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BIPV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부지 문제 해결은 물론 태양광 모듈이 외장 자재를 대체하기 때문에 시공비 절감과 함께 태양광 생산으로 인해 에너지 비용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2004년부터 공공기관이 신축 또는 증∙개축할 때 연면적 1000㎡이상 건축물에 대해 예상 에너지 사용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설치해야 한다. 2030년까지는 연면적 500㎡ 이상 민간, 공공 모든 신축 건축물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인증’ 의무화가 확대된다. 이에 BIPV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최초 KS인증기업 코에스(KOES)
코에스(KOES)는 24개의 모듈을 검사해 모두 KS C8577 기준 이상으로 통과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컬러 BIPV KS(국가표준) 인증을 취득한 BIPV 모듈 생산 전문기업이다.
코에스의 BIPV는 제품의 아름다움, 발전효율, 장기간 사용가능 여부 등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면서도 건축외장재로서 필수적인 요소인 심미성을 놓치지 않고, 20가지가 넘는 색상을 구현한다.
코에스측은 "KS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컬러 디지털 프린팅 BIPV로, 무기잉크인 고무를 활용해 자외선 및 고온에도 색 변화가 없어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BIPV의 특징을 충족시켰다"며 "내구성 부분에서도 일반 PV(태양광) 모듈과 마찬가지로 25년의 보증기간을 보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코에스는 제품 개발부터 생산라인 구축, 제품 생산까지의 최단기간 내에 전체 공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원스톱 플랫폼 시스템’ 구축을 기획하고 있으며, 모든 가정의 태양광발전소 소유를 목표로 일반 주택 및 건물에도 BIPV 적용이 가능한 BIPV 규격화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
코에스의 장남학 이사는 "시장 특성에 맞춘 정책 및 기준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이 접해봐야 한다"며 "최소한의 신뢰 확보 후, 도심 곳곳에 BIPV를 보급해 올바른 기준과 활성화 기조가 세워지는 데 일조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에스는 지난 10월 4~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2)’에서 BIPV를 소개했다.
BIPV시장 키워가는 미디어글라스 기업, 글람(GLAAM)
특허청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건축 관련 특허출원’은 2020년 560건으로, 2008년 259건 대비 2.16배 증가해 연평균 6.6% 성장하고 있다. 이 중 제로에너지 건축 관련 태양광 특허출원이 23.5%를 차지하는 등 BIPV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3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수유리 전문업체 글람(GLAAM)은 최근 3년간 다수의 전국 보행교, 공원 등 중심 공공디자인 핸드레일 소재를 설치하고 있다. 글람의 스마트글라스는 ITO유리(진공에 도포된 인듐 주석 산화물 필름으로 코팅된 유리)와 LED칩, 레진(수지) 등을 결합한 ICT융복합 제품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다. 국내 유일 건자재용 투명 디스플레이 ‘G-글라스’를 기반으로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해낸다.
글람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자재인 미디어파사드를 접목한 건물 일체형 태양광 제품 ‘MEDIA BIPV’개발을 완료하며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람은 BIPV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7월 서울시 지원을 받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은빛 요양병원 외벽에 BIPV 설치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LG전자와 글로벌 프로젝트 및 공동사업을 위한 MOU(업무제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내외 BIPV시장과 활성화를 위한 표준제정 요구
BNEF(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태양광 시스템 설치 단가는 2020년 1W당 0.61달러에서 2050년 0.29달러로 절반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45년간 꾸준히 단가 하락과 효율 향상을 가져온 태양광 모듈은 2050년까지 모듈 가격이 68% 추가 하락, 효율성은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및 기존 건축물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구하는 국내 새로운 법규 및 규정들 또한 빠른 태양광의 가격 하락 속도에 맞춰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솔라에너지 조근영 대표는 “기업들은 시장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이 적용되다 보니 같은 BIPV 모델이라도 제품 및 시스템의 단가 차이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이에 기존의 의무화나 지원제도를 단순히 BIPV와 다른 태양광 패널의 구분이 아닌, 디자인적 요소가 적용된 제품 및 시스템의 등급과 성능 및 기능성 제품으로 등급을 구분한 지원정책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태양광시스템 표준제정을 위해서 해외에서는 CENELE(유럽전기표준화 위원회)의 요청에 의해 EN50583(BIPV 유럽 표준)을 중심으로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표준을 제정하고자 추진 중에 있다. IEC와 ISO(국제표준화기구), IEA(국제에너지기구) 등 공동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전기분야, 건축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공동연구를 통해 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ITC(태양광 세금 공제, Solar Investment Tax Credit) 등 세금 지원제도를 시행해 투자를 유인하고 주 차원에서는 넷 미터링(Net Metering, 요금 상계) 제도 등을 통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태양광 설비의 설치와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유럽은 경매 입찰 제도를 중심으로 가격 지원 제도 등을 혼합 시행하면서 시장 기반 체제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전환하고 있다.
KCL, BIPV 실증센터 건립 수행
국내에서는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KCL)에서 주도적으로 표준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KCL은 산업통상자원부의 2022년 제 1차 에너지기술개발 신규사업 연구개발과제 중 ‘BIPV 실증센터 기반구축’ 사업주관으로 선정돼 올해부터 2024년까지 BIPV 실증센터 건립을 수행한다.
BIPV의 전기∙건축 특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물모형(Mock-up) 통합평가시스템이 마련되어 각도, 방향 등 설치환경에 따른 발전량 분석 및 내구성 평가와 KS인증시험이 이뤄질 전망이다.
KCL은 성능평가 및 시험기준, 제로 에너지 빌딩을 위한 표준시방 등 BIPV에 대한 표준기준 제정을 추진하고 BIPV의 성능, 안전 등 유형별 실증 빅데이터를 구축,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 기자
김주현 청년기자는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을 전공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보여지는 것과 혹은 보지 못하는 자연친화적인 모든 것을 탐구하고 있다. 도시와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꿈꾸며 생태계를 위한 기업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