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하윤희 교수 인터뷰
동남아시아의 그린 에너지와 모빌리티와 관련한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 대학원(이하 고려대학교 그린스쿨)이 주최하고 임팩트온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하는 ‘2022 그린 에너지 & 모빌리티 전문가 포럼(Green Energy & Mobility Expert Forum)이 21일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룸에서 개최된다.
첫번째 세션은 김경남 고려대학교 그린스쿨 교수의 진행 아래 ‘전환을 위한 혁신 –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모빌리티 분야의 트렌드’를 주제로 5명의 패널이 참여한다. 인도네시아 산업개발부 특별 고문(Agus Wirakusumah), 말레이시아 UNITEN 대학교 교수(Ir. Vigna Kumaran Ramachandaramurthy) , 필리핀 에너지부 에너지 관리실 에너지 기술과 과장(Lourdes Maria A. Capricho), 베트남 산업무역부 재생에너지•전력 차관(Bui Quoc Hung), 홍수경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과 과장이 참석하여 각 국가의 에너지와 모빌리티 동향에 대해 나눌 예정이다.
두번째 세션은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사회로 ‘그린 모빌리티와 EV 충전 인프라의 미래’ 라는 주제로 전문가들의 시선을 공유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연구소 연구원(Kevin Gausultan PLN), 인도네시아 Green EV Charge COO(Huzaimi Omar), 필리핀 대학교 전기화학 연구소 선임 연구원(Benjemar-Hope Freo Flores), 베트남 사회과학원(VASS) 선임 연구원(Bui Binh), 최영석 ㈜차지인 대표가 참여하여 글로벌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의 현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세번째 세션은 하윤희 고려대학교 그린스쿨 교수의 주도 아래 다섯 국가의 정부 부처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 천연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 서기관(Tony Susandy), 말레이시아 에너지 천연자원부 차관(Mohamad Abdul Azziz), 필리핀 에너지부 재생에너지관리 부서 선임연구원(Mary Gabis), 베트남 전력공사 국가급전센터 연구원(Nguyen Ba Hoai), 김경훈 한국전력공사 탄소중립전략부서 전력그리드 팀장이 참여하여 각 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IEEN(International Energy Expert Network) 연례포럼의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를 통해, 행사 취지를 들어보았다.
-글로벌 에너지전문가 네트워크(IEEN)는 어떤 조직인가.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은 개발도상국의 에너지부, 에너지공공기관 간부를 초청해서 석박사 과정을 취득하도록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지한파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졸업생들이 현지에 돌아가서 에너지 정책 결정 분야의 중요한 고위직이 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지한파를 활용하려면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이벤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개도국일수록 정부 공무원들이 에너지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개도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이 네트워크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IEEN이 만들어졌다. 한해 평균 10명의 졸업생이 배출되는데, 졸업생들이 현지에서 에너지 분야의 영향력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창립대회 겸 세미나를 한다. 이분들을 국내로 초청해 국내 기업들과 네트워킹을 하도록 돕고 있다. 현재까지 4개국(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에서 85명이 우리 포럼의 회원으로 활약한다.”
-올해가 4회째 행사인데, 행사의 취지는 무엇인가.
“매년 포럼에서는 태양광, 전기차 충전인프라,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그린에너지와 모빌리티 분야의 현지시장에 관한 리서치를 같이 진행한다. 우리 포럼 회원인 동남아 각국의 공무원이 컨설팅팀을 만들어서 해당 국가에 진출할 때 확보해야 하는 정보 등을 담은 리포트를 만들어 발간한다. 1회가 베트남, 2~3회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올해 4회째는 베트남까지 4개국을 커버했고, 내년에는 태국까지 포함해 5개국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특히 올해 행사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에너지부 차관까지 참여한다.”
-올해 핵심 주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인데, 어떤 내용이 논의될 예정인가.
“포럼 세션이 3개인데,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반 세션이 있고, 해마다 타깃 기술에 대한 세션이 있다. 올해는 전기차(EV) 충전 인프라가 리서치 핵심주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의 밸류체인별로 4개국별 분석을 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러한 밸류체인에서 어떤 기회요인을 발굴할 수 있을지 들여다봤다. 예를 들어 전기차 관련 규제나 허가 정책, 전기차 확대 전망, 충전기 설치를 위한 국가 단위의 보급계획, 충전기의 볼트와 암페어 정보까지 총 망라한 조사를 했다. 4개국 정부의 중간급 이상 공무원이 리서치팀장이 되어 조사를 하고,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웹사이트에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동남아의 그린 에너지 & 모빌리티 기술을 조사한 결과, 어떤 함의점이 있었나.
“아직 동남아시아는 우리나라 기업이 리스크 없이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프로젝트를 개발할 때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잠재력은 매우 풍부하다. 미래 사업확장을 위해 충분히 계속 모니터링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중요한 시장이다. 특히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 전기차의 경우 인도네시아는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고, 베트남은 자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그린 산업은 특히 해당 국가의 정책상황이 매우 중요하다. 첫해 태양광을 조사했는데, 베트남 정부의 우호적인 덕택에 2019년부터 2년 사이에 무려 4기가와트의 용량이 보급됐다. 이제 태양광뿐 아니라 풍력으로 옮겨왔다. 물론 저가 중심이고, 정책이 불안정성이 높으며, 중국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이 많다.”
-국내 기업은 이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가.
“동남아시아는 직접 투자 안되고, 지분투자밖에 안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믿을만한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믿을만한 파트너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IEEN을 활용하면, 현지의 믿을만한 협력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구글에서 현지 정보를 찾으려고 해도 옛날 정보나 잘못된 정보가 많다. 현지 법령을 찾기는 무척 힘들다. 우리 네트워크는 정책 결정을 하는 공무원 중심으로 리서치를 하기 때문에, 현지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업데이트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 베트남 풍력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우리 포럼을 통해 파트너를 찾아서 사업을 한 국내 중소기업 사례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정책 정보를 얻기 너무 어렵고 공무원을 만나기도 어려운데, 우리 포럼을 통해 차관보와 미팅을 연계해서 관련 정책을 문의한 사례도 있었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이 프로젝트는 대학원이 주도해서 만들었는데, 규모가 계속 확대되면서 학교 사업단과 학생들의 참여, 자원봉사만으로 유지하기엔 한계에 도달했다. 국내의 기업들이 많이 참여해서 보다 지속가능한 구조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신흥 개도국의 에너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도국과 우리나라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포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